[박소령의 올댓 비즈니스] 99번 퇴짜 맞아도 한 번의 성공을 위하여
왜 하버드 MBA는 세일즈 과목을 가르치지 않는가? 비즈니스는 ‘만들고’ ‘파는’ 두 가지가 핵심이다. 그런데 세계 최고의 비즈니스 리더를 양성하는 학교에서 정작 파는 것을 배우는 수업이 없다는 아이러니에 대해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장사의 시대’(어크로스)는 출발한다. 저자 필립 델브스 브러턴은 영국 일간지의 파리 지국장으로 근무하던 중 하버드 MBA 입시에 뛰어들어 합격했고 2006년에 졸업한, 독특한 이력의 비즈니스 저널리스트다.
미국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 근로자 9명 중 1명은 세일즈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제조업보다 더 많은 최대 규모 일자리로, 무려 1500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세일즈에 대한 시각은 엇갈린다. 누구나 땀 흘린 만큼 성취할 수 있다는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아서 밀러의 희곡 ‘세일즈맨의 죽음’에 나오듯 인간성의 상실을 유발하는 행위로 여겨지기도 한다. 저자는 두 시각을 모두 소개하지만, 전자의 손을 들어준다.
그는 고객의 솔직한 욕망을 이해하고 이를 충족시켜 주는 모든 과정을 세일즈로 본다. 유형의 제품이든, 무형의 서비스든, 매력적인 이야기든, 고객이 만족할 수만 있다면 뭐든 상관없다. 돈이 오가는 현장은 때로는 냉정하기 짝이 없고 한편으로는 불같은 전투가 벌어진다. 그렇기에 세일즈는 ‘인간의 본성을 연구할 수 있는 가장 큰 실험실’이며, 비즈니스의 척추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잘 파는 세일즈맨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가? 저자는 타고난 유전자의 힘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이 일을 왜 하고 있는가에 대해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는 능력이다. 세일즈는 100번의 제안 중 99번을 거절당하더라도, 1번의 성공을 위해 매달리는 일이다. 강력한 낙관주의와 회복탄력성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끊임없이 나 자신을 위한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야 한다.
일과 삶이 합치되는 경지에 이른 세일즈맨들이 이 책에는 잔뜩 등장한다. 모로코의 상인부터 일본의 보험왕, 고객을 만나는 현장을 떠나지 않는 미국의 세일즈맨들까지.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가 화두인 요즘 읽기에 최적의 책이다. 끝으로, 현재 하버드 MBA에는 세일즈 과목이 존재한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부산 오시리아관광단지에 5성급 ‘신라 모노그램’ 들어선다
- 회삿돈으로 성범죄 합의금 지급 시도...'김가네' 회장, 횡령 혐의로도 입건
- ‘디지털 유목민 문턱 낮춘다’...제주 외국인 워케이션 비자 도입 추진
- 매일 7만 명씩 병원 간다… ‘역대 최악’ 공기 오염 시달리는 이 나라
- 전직 경찰 간부, 에너지업체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기로
- “머스크 과도한 개입, 공동대통령이냐”…트럼프 측근, 불만 고조
- “트럼프 인수위, 군 살생부 작성 중”... ‘깨어있는 장군들’ 숙청 예고
- “수능 수학, 작년 수능보다 확실히 쉽지만... 상위권 변별력 문항도 일부 포함”
- ‘오세훈 부인 강의실 침입’ 강진구, 항소심도 무죄
- 제주-오키나와, 관광 디지털 혁신 손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