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모두 해결된다? 결국 괴로움만 남게 돼
“강남엔 부자도 많지만, 아픈 사람도 많아요.”
‘강남은 거대한 정신 병동이다’(지식공작소)를 낸 정신과 전문의 김정일(65)이 말했다. 1995년 강남에서 개업해 환자를 돌봐 온 경험을 바탕으로, 화려한 강남의 이면을 책에 담았다. “부자들이 자신과 자식 인생을 망치는 걸 많이 봤어요. 특히 돈이 많은 강남 사람들 중엔 열심히 살 필요가 없어서, 에너지가 남아도는 분들이 있어요. 한가로워 생기는 괴로움을 마약과 도박으로 푸는 거죠.”
작가는 무차별 범죄, 자녀를 잘못 교육하는 부모 등 실제 이야기에 상상을 가미해 ‘팩션’(faction)으로 책을 썼다. “진료를 와서 환자가 회칼을 꺼내 보인 적도 있어요. 가장 흔한 질환은 불면증인데, 최근에는 마약 중독, 피해망상 같은 질환도 늘어났습니다.” 그는 정신 질환이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는 요즘의 기저에는 ‘돈’이 있다고 본다.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 하고, 자기만 잘살면 된다는 인식이 예전보다 커졌어요. 책을 읽은 분들이 돈에 대한 맹목적 추구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추구했으면 좋겠습니다.”
작가의 강남 이야기는 한국 사회의 단면과 같다. “책 제목을 주변에 말하니, ‘한국이 정신병동’이라고 하더군요. 돈에 열등감을 느끼다 보니, 서로 더불어 살아가기 어려울 수밖에요.” 그는 이런 현실을 극복할 방법으로 ‘교육’을 꼽았다. “남을 배려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교육이 필요합니다. 어렸을 때 사람과 관계를 많이 쌓을 수 있도록, 부모가 모범을 보이고 아이를 교육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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