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나고 불쾌해"…지하철 대신 자전거 타는 파리지앵들

박양수 2023. 9. 9.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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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럽고 역겨운 냄새가 나는 지하철을 피해 자전거를 타는 프랑스 파리 시민들이 늘고 있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8일(현지시간) "일부 파리 시민에게 수도에서 지하철을 타는 건 극복할 수 없는 시련이 돼 버렸다"며 지하철을 타지 않고 자전거를 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수도권 대중교통을 관할하는 일드프랑스 모빌리테에 따르면 파리 지하철은 2019년의 승객 수치를 회복하지 못하고 90% 선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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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지하철역. [로이터=연합뉴스]
자전거 타는 파리지앵. [연합뉴스]

더럽고 역겨운 냄새가 나는 지하철을 피해 자전거를 타는 프랑스 파리 시민들이 늘고 있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8일(현지시간) "일부 파리 시민에게 수도에서 지하철을 타는 건 극복할 수 없는 시련이 돼 버렸다"며 지하철을 타지 않고 자전거를 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르피가로와 인터뷰를 한 직장인 장(32)은 "지하철 안에서 다른 사람들 틈에 끼어 있는 게 너무 싫다"며 "쾌적하지 않은 지하철보다는 자전거가 훨씬 낫다"고 지하철을 타지 않는 이유를 밝혔다. 그는 "가끔 비가 오거나 길이 막히고 신호등에 걸리긴 하지만, 경치도 볼 수 있고 바깥 공기도 쐴 수 있어 좋다"고 했다.

또 다른 파리 시민 앤 마리(가명·53)는 여름 휴가를 끝내고 다시 출근하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가 불쾌한 경험을 했다. 그는 "지하철이 얼마나 더러운지 좌석에는 오물이 묻어 있고, 플랫폼에선 가끔 참을 수 없는 냄새가 나 역겨웠다"며 "이제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젊은 여성 폴린(29)은 지하철에 대해 "성적 불쾌감이나 만연한 불안감이 뒤섞인 장소"라고 했다.

파리 시민들이 지하철을 멀리하는 계기가 된 건 2019년 말∼2020년 초 벌어진 파리교통공사(RATP) 직원들의 대규모 파업이었다. 당시 정부의 연금개혁 추진에 반발한 RATP의 파업으로 약 두 달간 파리를 비롯한 수도권의 대중교통이 모두 끊겼다. 이에 사람들은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뚜벅이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해 시민들은 공기 순환이 잘 안되는 밀폐된 지하철을 더 멀리하게 됐다.

수도권 대중교통을 관할하는 일드프랑스 모빌리테에 따르면 파리 지하철은 2019년의 승객 수치를 회복하지 못하고 90% 선에 머물러 있다.

파리 지하철의 열악한 환경은 수사 대상으로도 올랐다. 파리 검찰청은 RATP가 역내 공기 오염 수준을 승객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다.

또한 식품환경노동위생안전청(ANSES)은 지난해 6월 지하철 내의 독성 미세 입자 물질 수준이 외부보다 3배 더 높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당시 조사는 전체 309개 역 중 RER A선의 오베르, 지하철 1호선의 프랑클랭 루즈벨트, 지하철 4호선의 샤틀레 등 3개 역에서 이뤄졌다.

RATP는 지하철 내 대기질을 개선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일간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RATP는 지하철 5호선 바스티유역과 퀘 드 라 라페 역 사이에 대형 환기 장치를 설치해 곧 가동에 들어간다. 올해 12월엔 모니터링 기관인 에어파리프와 함께 역별 미세먼지 농도 지도를 공개한다.

아울러 열차에 제동을 걸 때마다 미세 마모 입자가 방출되는 점을 고려해 새로운 브레이크 패드로 미세 입자 배출을 60% 이상 줄일 계획이다.

RATP는 지하철 선로의 자갈에 입자 발산을 막는 고정체를 뿌리는 실험도 시작했다. 이 기술은 한국의 서울 지하철을 위해 개발된 것이라고 소개됐다. 르파리지앵은 한 분기 동안 지하철 5호선 캉포포미오 역에서 실험한 결과 미세먼지(PM10) 수치가 75%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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