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지극히 현실적인 ‘이 시대의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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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설이 우리 시대의 노동을 제대로 그리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소설가 11명의 모임 '월급사실주의 동인'이 펴낸 첫 동인지다.
장강명 작가는 기획의 말에서 "성실한 노동의 가치는 추락하고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을 과거의 '자본가 대 노동계급'이라는 과거의 틀로 파악하고 대처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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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들은 모두 직장인으로 일한 경험이 있다. 김의경의 ‘순간접착제’는 삼각김밥 공장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청년 여성의 이야기를, 서유미의 ‘밤의 벤치’는 전업주부 경진이 사는 아파트 단지 안 벤치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염기원의 ‘혁명의 온도’는 노조 활동을 하면서 직장생활에 만족하는 군무원의 자조 어린 목소리를 담았다. 장강명의 ‘간장에 독’은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은 여행사를 배경으로 신입사원이 겪는 어려움을 그렸다.
이들 작가는 겉으로는 소소하게 보일지라도 개인에게는 크게 다가오는 고난을 그리는 것을 통해 예술의 새로운 힘을 모색하고자 한다. 미국 작가 존 스타인벡이 ‘분노의 포도’에서 대공황의 대책을 직접적으로 제시하진 못했지만,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과 그 사이의 숭고함을 그려냈듯 현실을 묘사하는 것 자체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취지다.
장강명 작가는 기획의 말에서 “성실한 노동의 가치는 추락하고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을 과거의 ‘자본가 대 노동계급’이라는 과거의 틀로 파악하고 대처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인도 대책도 모르지만 최대한 고통스럽다는 사실만큼은 동시대 작가의 눈으로 쓰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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