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니 미래 먹거리, 전기차·신산업 협력

권호.현일훈.나상현 2023. 9. 9.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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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8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실질적·전략적 협력 기반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가진 정상회담에서 “핵심 파트너인 인도네시아와 함께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한 기여 방안을 함께 모색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조코위 대통령도 “수교 50주년을 축하한다”며 “이는 양국 관계에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양 정상은 회담 뒤 ▶자동차·철강·석유화학·디지털 경제 등 산업협력 ▶전기차 생태계 조성 ▶할랄식품 ▶농업기계화 파트너십 등 4개 분야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특히 대통령실은 “할랄식품 협력 MOU 체결로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에 K-푸드 수출 확대 기반을 조성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두 정상은 방산 파트너십도 한층 더 강화하기로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방산 협력은 국가 간 최고 수준의 전략적 신뢰를 상징한다”며 “방산 분야 최초, 최다 기록을 다수 세운 한·인도네시아 방산 파트너십을 한층 더 심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는 한국 KT-1(군용 훈련기), T-50(고등훈련기)의 첫 수출국이자 유일한 잠수함 수출 대상국이다. 아세안 지역 최대 방산 수출 대상국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 사업을 끝까지 잘 마무리하기 위해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두 나라는 2015년부터 2026년까지 8조1000억원 사업비를 공동 부담해 전투기를 공동 개발하는 KF-21(인도네시아명 IF-X)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올해 초 발효된 양국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적극 활용해 교역과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으며, 양국 기업의 활동 지원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수입물량 제한, 인증 제도, 상표권 침해 등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전달했고 조코위 대통령은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는 현대자동차 등 2000여 개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다. 이상덕 주인도네시아 대사는 “인도네시아는 국민 평균 연령이 29세인 청년대국이자 자원대국”이라며 “성장잠재력이 큰 인도네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향후 50년 동안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인니 수도 이전 사업에 한국 기업 참여 할 수 있게 긴밀 협력

양 정상은 조코위 대통령이 추진 중인 수도 이전 사업에 대해 많은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하자는 데도 뜻을 함께했다. 인도네시아는 오는 2045년까지 40조원 예산을 들여 수도를 자카르타에서 동칼리만탄으로 이전한다. 이에 맞춰 탄소 중립 정수장 구축, 상하수도 및 터널 건설사업 등 인프라 분야에 대한 양국 협력이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인도네시아 일정을 마친 윤 대통령은 인도로 출국했다.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해 인도·태평양 지역 중심의 가치 기반 연대 강화를 위한 외교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인도 방문에 앞서 이날 공개된 인도 ‘더 타임스 오브 인디아’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양자 정상회담을 통해 방위산업 및 첨단기술 공급망 협력 확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K-9 자주포로 대표되는 양국 방산 협력 강화는 물론, IT 같은 첨단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공급망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전기차 생태계 조성과 관련 ▶인프라 확충 ▶인력 양성 ▶국제 공동 연구 ▶정책 및 제도 등 4대 핵심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7700만명의 아세안 최대 내수 시장이다. 게다가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인 니켈 매장·채굴량이 세계 1위다. 산자부는 “우리 자동차와 배터리 기업의 현지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미래 모빌리티 분야 유망 협력 국가”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자카르타 현지에 연말 개소 예정인 ‘한-인니 모빌리티 협력 센터’를 e-모빌리티 관련 사업들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전진기지로 활용할 방침이다. 산자부의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설립되는 센터는 전기차와 충전기 시범 보급, AS센터 설치, 인력 양성, 정책 제언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와 함께 바이오·뿌리·녹색·디지털 경제 등 미래산업 육성을 위해 신산업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인도네시아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메이킹 인도네시아 4.0’ 정책과 연계해 뿌리산업 인력양성, 산업정책 및 기술개발, 투자 촉진, 비즈니스 매칭 및 네트워크 구축 등의 영역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자카르타=권호 기자, 현일훈·나상현 기자 kw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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