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요소 수출 중단 지시…정부 “차량용은 해당 안 돼”
2년 전 ‘요소수 악몽’ 재연되나
8일 기획재정부는 “2021년 65%였던 중국의 비료용 요소 수입 비중은 국내 기업의 수입 다변화 노력으로 올해 1~7월 17%로 줄었다”며 “비료 완제품 재고량은 25만9000t으로 연간 소요량(96만t)의 27% 수준이다. 연말까지 수급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론 비료용 요소의 수출 통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블룸버그는 중국 내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 지시에 따라 중국의 대형 비료 제조업체 일부가 이달 초부터 신규 요소 수출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적어도 한 개 생산업체가 요소 수출을 줄인다는 계획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중국이 이 같은 조치에 나선 건 요소 가격이 올라서다. 요소 선물 가격은 6월 중순부터 7월 말까지 50% 급등한 이후 등락을 거듭했다. 자국 내 공급량을 늘려 가격을 안정시킬 필요성이 생겼다는 의미다.
중국은 세계 최대 요소 생산국이어서 수출 중단은 세계 곳곳에서 요소와 요소수 등 관련 상품의 부족 현상이나 가격 상승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올해 1~7월 중국산 요소를 총 16만1447t을 수입했다. 한국이 수입하는 산업용 요소 가운데 중국산 비중은 2021년 71%에서 올해 상반기 90%로 높아졌다. 이른바 ‘요소수 대란’을 겪은 이후 수입다변화로 한 때 비중을 낮췄으나, 중국산 요소의 가격 경쟁력 우위로 국내 업체가 다시 중국을 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중국 일부 기업의 요소 수출 제한은 비료용 요소로 한정돼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요소는 크게 차량용을 비롯한 산업용과 비료를 만드는 농업용으로 나뉜다. 이 중에서도 비료용 요소는 올해 1~7월 중동 수입 비중이 51%로 중국(17%)보다 높다. 강종석 기재부 경제안보공급망기획단 부단장은 “산업용 요소는 중국 내에서 가격 등 문제도 없고, 점검 결과 수출 제한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는다”며 “한·중 간은 안정적으로 공급망 협력 채널도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차량용 요소는 국내에 60일을 사용할 만큼의 재고도 비축돼 있다. 민간은 45일을 사용할 수 있는 6822t이 재고로 남아있고, 조달청도 3000t 분량의 요소를 비축하고 있다. 업계에선 만일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산업용 요소와 관련해서는 수출 제한 가능성이 적다고 보면서도 동남아·중동 등 대체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다.
베이징=박성훈 기자, 정진호·이희권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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