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중국의 아이폰 금지령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9세기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에서 금광이 발견됐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골드러시' 열풍이 불었다.
급기야 미국 정부는 1882년 중국인 노동자의 입국을 금지하는 '중국인 배척법안'을 통과시켰다.
당시 정치인들은 중국인 때문에 미국경제가 나빠지고 선량한 백인이 일자리를 잃고 치안도 불안해졌다는 핑계를 댔다.
중국인들은 차별 대우에 격분했고 이듬해 미국상품 불매운동이 불붙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법안은 효력이 1904년 만료되는데 중국 정부는 수차례 철회를 요구했지만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중국인들은 차별 대우에 격분했고 이듬해 미국상품 불매운동이 불붙었다. 이 운동은 상하이 상인단체에서 시작해 소상인, 학생, 관료, 일반인 등으로 번졌고 반미집회와 시위까지 벌어졌다. 중국에서 격변기 때마다 반복되는 국산품 애용운동 ‘궈차오(國潮)’의 원조다.
100여년이 흘러 이런 악연이 재연될 조짐이다. 사태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에도 자체 제작한 첨단반도체를 탑재한 5세대(G)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 판매에 나서면서 촉발됐다. 미국은 14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이하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장비의 수출을 막았는데 이 폰에는 이 기준을 뛰어넘는 7나노급 제품이 들어갔다. 깜짝 놀란 미 정부는 미국 기술 사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고, 더 촘촘한 제재망을 짤 것이 확실하다. 이에 중국 당국은 중앙부처·기관 공무원들에게 애플 아이폰을 포함해 미국과 해외 브랜드 기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금지령’을 발동했다.
‘맞불’ 파장은 컸다. 중국에서 화웨이 폰이 돌풍을 일으키고 아이폰 판매는 연간 500만∼1000만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 주가가 급락하며 이틀 만에 시가총액이 250조원 이상 날아갔다. 국내 반도체업계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화웨이 신형 폰에 SK하이닉스의 최신 메모리칩과 낸드플래시가 사용됐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미국의 제재 이후 화웨이와 거래한 적이 없다고 했지만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지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
주춘렬 논설위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처럼 결혼·출산 NO”…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서 주목받는 ‘4B 운동’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단독] “초등생들도 이용하는 女탈의실, 성인男들 버젓이”… 난리난 용산초 수영장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송지은이 간병인이냐”…박위 동생 “형수가 ○○해줬다” 축사에 갑론을박
- “홍기야, 제발 가만 있어”…성매매 의혹 최민환 옹호에 팬들 ‘원성’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