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의 평산책방 옆에 ‘평산책빵’… 文측 `대략난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달 8일 오전 전남 구례군 구례읍 양정마을에서 열린 '섬진강 수해 극복 3주년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책방지기로 있는 경남 양산의 '평산책방'에서 약 80m 거리에 유사한 이름의 '평산책빵'이라는 가게가 곧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서는 책 모양을 한 빵에 '평산책빵'이라는 문구를 넣어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8일 평산책방과 마을주민 등에 따르면 평산책방은 지난 4월 26일 문을 열어 지금까지 총 누적 방문객 12만6375명으로 한달 평균 방문객이 2만명이 넘는 명소가 됐다. 마을에서 식당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입을 모아 "(개점 후)방문객이 늘어 영업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7월부터 책방으로 오가는 길목 인근에 공사가 진행됐다. 당시 취재진이 현장 인부에게 어떤 작업을 하는 건지 묻자 "새로운 사업장을 만들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이 건물이 15일 개장을 앞둔 이른바 '평산책빵'이다.

사업장 대표는 "초기 단계부터 마을을 방문해 이장께 사업 내용과 상호명 등을 상의드렸다"며 "그날 마을 운영위원회도 마침 열린다고 하기에 혹여나 우려되는 부분이 있으면 연락달라고 부탁드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업종이 전혀 다른 것도 있고, 공사가 완료된 지금까지 별다른 말씀이 없으셔서 진행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대표는 "이 사안을 두고 마을분들이 논의 후 알려준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다"며 "15일 오픈 준비는 다 마친 상태"라고 했다.

이에 평산마을 이장은 "'평산책빵'이라는 이름을 하겠다고 흘러가듯이 한 차례만 언급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건 사실"이라며 "오늘 오후에 사업주와 만나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평산책방 관계자는 "이름 때문에 책방에서 운영하는 곳인줄 알고 오해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의 반응은 갈렸다. 찬성론자는 "자기 땅에서 사업 한다는 데 참견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했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측은 "이름만 보면 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책방과 같은 사업체로 인식할 여지가 다분하다"고 했다.

책방측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이미 책방에서 '양산순쌀빵'을 팔고 있는 상황이라 난감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