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김상수, 얼어붙은 구드럼' 반즈 111구 역투도 소용 없었다, '권희동 역전타' NC 파죽의 4연승 3위 굳히기[창원 현장리뷰]
[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NC 다이노스가 안방에서 파죽의 4연승을 달렸다.
키움과의 주중 홈 3연전을 싹쓸이한 NC는 8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즌 12차전에서 4대3 역전승으로 4연승을 달리며 3위 굳히기에 나섰다.
선발 이재학에 이어 5회 1사 1,2루 부터 가동된 하준영 류진욱 임정호 이용찬으로 이어진 불펜의 무실점 호투와 권희동의 역전 결승타가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롯데는 반즈가 111구 역투 속 6이닝 2실점으로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는 투혼을 보였지만, 타선이 달아나지 못한데다 불펜 핵 김상수가 부상으로 쓰러지며 아쉬운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반즈 발 NC 왼손타자 대거 소멸...구드럼 우익수 배치 승부수
NC는 손아섭(지명타자)-서호철(3루수)-박건우(우익수)-마틴(중견수)-권희동(좌익수)-윤형준(1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김한별(2루수)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NC 강인권 감독은 좌투수에 0.336의 타율로 강한 박민우를 제외한 이유에 대해 "반즈와 잘 안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민우는 반즈와 통산 7차례 맞대결에서 6타수무안타 2삼진을 기록중이다. 출루는 볼넷 한차례 뿐이다.
'좌승사자' 반즈는 올시즌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0.232로 우타자(0.268)에 비해 월등히 강하다. 지난해도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0.226으로 우타자(0.262)에 비해 강했다.
그 바람에 최근 10경기에서 0.385의 타율로 뜨거운 좌타자 오영수도 선발 제외됐다. 대신 오른손 거포 윤형준이 선발 1루수로 나섰다. 강 감독은 "좌투수의 바깥쪽 체인지업에 대응을 잘 하는 편"이라고 윤형준의 장점을 설명했다. 전날 키움전에서 장재영의 공에 팔꿈치를 맞아 교체됐던 권희동은 "연습 때 큰 불편함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중심타선에 배치됐다.
롯데는 정훈(1루수)-이정훈(지명타자)-안치홍(2루수)-전준우(좌익수)-김민석(중견수)-니코 구드럼(우익수)-유강남(포수)-노진혁(유격수)-박승욱(3루수)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오른쪽 허벅지 타이트함으로 전날 삼성전에 벤치에서 출발했던 외야수 윤동희가 2경기 연속 선발에서 제외됐다.
롯데 이종운 감독대행은 "아직은 조금 불안해서 경기 후반 대타로 쓰려고 한다"고 보호차원의 제외임을 설명했다.
3루수에서 실책이 많았던 니코 구드럼은 처음으로 우익수에 배치됐다.
이종운 감독대행은 "원래 외야를 했던 선수다. 내야에서 조금 힘이 부치는 느낌이다.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조치임을 강조했다.
▶'우익수' 구드럼도 수비가 불안하긴 마찬가지...선취점 헌납
경기 초반 기선제압은 키움전 스윕에 성공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NC의 몫이었다.
우익수로 첫 이동한 구드럼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1회말 1사 후 서호철이 안타로 출루한 뒤 박건우가 우측 담장 하단을 때리는 큼직한 타구를 날렸다. 우익수 구드럼이 타구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반대로 몸을 틀어 어정쩡 하게 따라갔고, 공은 펜스를 맞고 앞으로 튀어나왔다. 그 사이 3루코치가 1루주자를 홈으로 돌렸다. 구드럼의 홈 송구 마저 3루쪽으로 빗나가며 세이프. 선취점이 만들어지는 순간. 아쉬운 수비였다.
NC는 1-0으로 앞선 2회말에도 김주원 손아섭의 안타로 만든 2사 1,2루에서 서호철의 중전 적시타로 2-0을 만들며 달아났다.
▶이재학 조기강판에 성공한 롯데 타선, 하지만 후속타가 아쉬웠다
롯데는 NC 선발 이재학에게 3회까지 무안타 4삼진으로 꽁꽁 묶여 있었다.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이 낮게 형성되자 체인지업이 주무기인 이재학의 장점이 확 살아났다.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골라내야 하는 롯데 타자들에게 이재학 김형준 배터리는 낮은 코스에 허를 찌르는 직구로 삼진을 솎아내며 롯데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고전하던 롯테 타선. 0-2로 뒤진 4회초 행운이 찾아왔다.
선두 안치홍의 빗맞은 바가지 안타로 물꼬를 텄다. 얕게 떠오른 타구를 뒤로 돌아선 채로 바스켓 캐치를 시도하던 1루수가 잡지 못했다.
행운의 여신이 찾아오는 순간. 전준우의 안타로 무사 1,2루에서 김민석의 희생번트를 포수가 3루에 뿌렸지만 번트수비를 위해 나온 3루수의 귀루가 늦었다. 송구도 살짝 비껴가면서 주자 올 세이프. 무사 만루에서 구드럼이 외야 얕은 뜬공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유강남 타석에서 이재학이 힘이 들어가면서 공이 높아졌다. 낮은 코스를 잡아주던 주심의 손이 올라가지 않았다. 스트라이크 존 불만 속에 유강남 노진혁에게 연속 밀어내기 볼넷으로 2-2 동점. 이어진 1사 만루에서 박승욱의 좌익수 깊은 희생플라이로 롯데는 3-2 역전에 성공했다.
▶수비도, 공격도 최악이었던 구드럼 딜레마
롯데 6번 구드럼은 수비에 이어 공격에서도 최악의 모습으로 흐름을 끊었다.
2회 1사 후 2루땅볼로 물러난 그에게 빅 찬스가 번번이 걸렸다. 0-2로 뒤진 4회 2사 만루에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가운데 체인지업을 들어올렸지만 너무 높게 떠 우익수 박건우에게 잡혔다. 3루주자가 들어올 수 없었다.
3-2 역전에 성공한 5회초 롯데는 이정훈의 볼넷과 전준우의 안타로 1사 1,2루 찬스를 잡았다. 위기감을 느낀 NC 벤치가 움직였다. 좌타자 김민석 앞에 좌투수 하준영을 투입했다. 유격수 인필드플라이로 2사 후 스위치타자 구드럼이 오른쪽 타석에 섰다. 8구째 풀카운트 승부 끝에 130㎞ 한가운데 체인지업에 구드럼의 배트가 허공을 갈랐다. 헛스윙 삼진. 승기를 굳힐 수 있었던 아쉬운 순간이었다.
3-4로 역전 당한 8회 1사 후에도 구드럼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101구에도 다시 올라온 반즈, 기어이 5경기 연속 QS 완성 투혼...하지만…
롯데 선발 반즈는 5회까지 101구를 던지며 3-2 리드를 지켰다. 교체가 예상됐지만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필승조 구승민이 등판하기 어려운 몸상태. 다음날 더블헤더까지 4연전의 첫판이란 부담도 있었다. 에이스의 책임감으로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6회 1사 후 김주원에게 안타를 맞았다. NC가 김한별 타석에 천재환을 대타로 기용하며 승부수를 띄웠지만 반즈는 유격수 앞 병살타를 유도하며 임무를 마쳤다.
선발 6이닝 동안 111구 역투 속에 7안타 4볼넷 2실점으로 8월13일 KIA전 이후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속에서도 또 한번 승리투수가 되지 못하며 지독한 아홉수를 이어갔다.
▶볼만 9개, 3연속 4사구 후 마운드에 쓰러진 김상수...뒤집어진 경기
변수는 반즈가 마운드를 내려간 직후 생겼다.
3-2로 앞선 7회 두번째 투수로 등판한 롯데 불펜 수호신 김상수가 마운드 위에 쓰러졌다.
처음부터 심상치 않았다. 안정된 제구의 소유자임에도 평소와 달리 스트라이크를 하나도 던지지 못했다.
선두 타자 손아섭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2번 서호철에게 초구 몸에 맞는 공으로 무사 1,2루. 3번 박건우에게 역시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내줬다.
9구 연속 볼. 9번째 공을 던지는 순간, 김상수는 고통스러워 하면서 그대로 마운드 위에 쓰러졌다. 오른쪽 허벅지 내전근 쪽에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며 일어서지 못했다. 트레이너가 놀라서 달려 나왔다. 한참을 쓰러져 있던 김상수는 결국 부축을 받으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롯데 측 관계자는 "우측 내전근 경련으로 교체됐다. 오늘 경기 후 상태를 지켜본 뒤 내일 병원 검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단순 경련이라면 다행인 상황이지만 큰 부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급히 몸도 못 풀고 신정락이 올라와 마틴을 병살 처리하며 불을 끄는 듯 했지만 권희동에게 역전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롯데로서는 불운이었다. 그 이전에 달아날 수 있을 때 달아나지 못한 타선의 문제이기도 했다.
▶불펜 싸움에서 승리한 NC의 파죽의 4연승
NC 선발 이재학은 4⅓이닝 동안 3안타 5볼넷 6탈삼진으로 3실점 했다.
불펜진이 4⅔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역전승을 견인했다. 하준영(1이닝) 류진욱(1⅔이닝 승) 임정호(⅔이닝 홀드)에 이어 마무리 이용찬이 8회 2사 1,2루에 등판, 4아웃 세이브를 완성했다. 시즌 21세이브째.
2-3이던 6회 1사 3루에 등판해 K-K로 위기를 지운 뒤 7회까지 삼자범퇴로 시즌 첫 구원승을 거둔 류진욱은 "오늘 승리로 팀이 연승을 이어갈 수 있어 정말 기쁘다. 역전승으로 승리해 더 기분이 좋다"며 "6회초 1사 3루 상황에서 삼진을 잡는다는 생각으로 공격적으로 던지려고 했던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또한 마운드에 올라갈 때부터 내일 더블헤더가 있어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지고자 했다. 무실점으로 이닝을 잘 마무리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 막바지로 오면서 평균자책점 1점대에 대한 생각을 조금씩 하고 있다. 좋은 성적을 시즌 끝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올해는 꼭 창원NC파크에서 가을야구를 경험하고 싶다. 좋은 성적과 높은 순위로 가을야구에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류진욱은 이날 무실점 역투로 1.64의 평균자책점을 1.59로 낮췄다.
타선에서는 권희동이 반즈로부터 연속 볼넷 3개를 얻으며 투구수를 늘렸고, 7회 결승타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권희동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반즈의 핀 포인트 제구가 오늘 더 좋아서 잘 골라내려 한 것이 3연속 볼넷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반즈의 4볼넷 중 3개가 권희동이 골라낸 것이었다.
7회 마틴의 예기치 못한 병살타 이후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역전타를 친 그는 "사실 마틴이 병살타를 칠 줄은 몰랐다. 희생플라이라도 쳐줄 줄 알았다. 1루가 비었는데 롯데 배터리가 승부에 들어오는 걸 인지하고 집중했는데 다행히 실투가 와 좋은 타구로 이어졌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박민우 대신 2루수로 나선 2번 서호철이 2안타 1타점 2득점 1사구로 3출루 경기로 테이블 세터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박건우도 1안타 1타점 2볼넷으로 힘을 보탰다.
짜릿한 역전승으로 4연승을 이끈 승장 강인권 감독은 "선수단 전체의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열망이 모여서 역전승을 일궈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권희동 선수는 7회 역전 적시타로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많은 관중분(1만2684명)들이 찾아와 주셔서 응원해주신 덕분에 우리 선수단이 더욱 힘을 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일도 좋은 경기할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창원NC파크 1루측 관중석은 상단까지 꽉 찰 많큼 많은 관중이 입장해 롯데 팬들과 응원 맞대결을 펼쳤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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