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병…과일값 고공 행진에도 ‘멍든 농심’
[KBS 창원] [앵커]
추석을 20일 앞두고, 요즘 사과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소비자들은 선뜻 손을 내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과 재배 농민들은 이상기후에 따른 탄저병과 냉해 등 피해로 상품성 있는 사과가 크게 줄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배수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수확을 포기한 거창의 한 사과밭입니다.
수확까지 보름도 채 남지 않았지만, 가지에 달린 열매가 썩고 있습니다.
지난 장마철 한 달 보름 이상 흐린 날씨 탓에 과도한 습기로 탄저병이 심해져, 올해 농사를 포기한 것입니다.
인근 사과밭도 탄저병을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농민들은 올해 탄저병 발생이 예년보다 30% 이상 늘었다고 입을 모읍니다.
피해를 입은 사과는 작은 검은 점만 보이지만, 유통 과정에서 썩어버려 아예 상품성이 없습니다.
[오창훈/사과 재배 농민 : "보기에는 이렇게 작게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지만, 이게 상온 유통 과정에서 금방 썩어버리기 때문에 사실상 출하를 할 수가 없습니다."]
여름철 탄저병에 앞서 봄철에는 냉해 피해가 지나갔습니다.
봄철 이상저온으로 가지마다 모양과 색깔이 고르지 않은 사과가 예년보다 20% 이상 늘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달 사과 '홍로'의 도매가격이 10kg에 7만 원에서 7만 4천 원으로, 지난해보다 14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금 사과'라는 말에도, 정작 농민들은 내다 팔 수 있는 상품성 있는 사과가 크게 줄었습니다.
[김학규/사과 재배 농민 : "이런 B품 과율이 너무 많으니까 상품으로 출하했을 때 가격보다는 B품이 너무 많으니까 농민으로서는 오히려 돈이 안 된다고…."]
이상 기후로 인한 사과 탄저병은 농업 재해보험 대상에서도 빠져, 농민들의 피해 보상도 막막한 상황.
추석 대목을 앞둔 사과 재배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배수영입니다.
촬영:박민재/그래픽:백진영
배수영 기자 (soo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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