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가 수백만 원?…‘여성·노인’ 회원제 판매 주의
[KBS 제주] [앵커]
많은 운전자들이 차량에 블랙박스를 설치하고 있죠.
그런데 차량 정보에 취약한 여성과 노인을 대상으로 고가의 블랙박스 회원제 판매가 이뤄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됩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여성의 차에 블랙박스가 설치돼 있습니다.
업체 측 권유로 보조배터리를 구입했고, 6년 약정 회원제까지 가입해 모두 113만 원을 결제했습니다.
평균 30만 원 수준의 블랙박스를 교체하러 갔다 3배 넘는 돈을 쓴 여성, 이튿날 계약 철회를 요구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인터넷에 경험담을 올리자 업체 측은 집이나 직장으로 찾아가겠다, 똑같이 당하도록 보복하겠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습니다.
결국 이 여성은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습니다.
[피해 여성/음성변조 : "너무 불안해서 한 3일은 잠을 아예 못 잤고요. 불안이 아직도 가라앉지 않은 상태고."]
업체 측은 제품이 이미 설치돼 환불이 어렵고, 고객의 선택이었던 만큼 잘못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습니다.
다른 업체에서 아버지가 2백만 원 넘는 블랙박스 회원제에 가입했다는 이 남성은 주로 노인과 여성을 노린 짓이라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유진수/제주시 아라동 : "전국적으로 보면 (피해가) 훨씬 더 많습니다. 피해자가 환불을 요구하면 집으로 찾아 와서 협박하거나 위협을 하는."]
30년 경력의 블랙박스 전문 업체 운영자도 최근 이런 문의가 많다고 말합니다.
심지어 6백만 원까지 계약한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서울 ○○ 블랙박스 업체 대표 : "SD카드를 공급해도 2년 정도 무상 AS가 돼요. 피해가 벌써 이번 달만 해도 저희가 상담해드린 게 20건도 넘어요."]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블랙박스 회원제 관련 상담 건수도 해마다 100건을 웃돌고 있습니다.
소비자원은 피해 여성 계약 건과 관련해 약정서에 상호명이 없고 사본도 없는 점 등을 토대로 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그래픽:박미나
안서연 기자 (asy01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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