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밑엔 금괴, 김치통엔 돈 다발…1,387억 횡령한 경남은행 직원
[앵커]
지난달 경남은행 직원이 5백억 원대의 회삿돈을 횡령한 사건 전해드렸는데요.
검찰이 오늘(8일) 재판에 넘기면서 밝힌 횡령 액수는 1,300억 원대로 2배 넘게 늘었습니다.
이 직원의 집에서는 백 개 넘는 금괴와 돈다발 등이 발견됐습니다.
황현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침대 밑에 숨긴 천 가방, 1㎏짜리 금괴 25개가 들어있습니다.
이렇게 집안 곳곳에 숨긴 금괴가 모두 101개입니다.
냉장고 속 김치통에선 비닐로 싼 돈 다발이 나오고, 고가의 가방, 구두는 바닥을 가득 채울 정돕니다.
집에서 발견된 금품이 147억 원어치.
모두 경남은행 투자금융부장 이 모 씨의 오피스텔 등에서 나온 겁니다.
검찰이 이 씨를 재판에 넘기면서 밝힌 횡령 액수는 7년 간 1,387억 원.
지난 달 금감원 검사 과정에 알려진 횡령 규모, 560억 원의 두 배가 넘습니다.
이 씨는 부동산 시행사 PF 대출 상담과 관리 업무를 담당했는데, 시행사들이 대출을 요청한 것처럼 꾸며 돈을 빼돌리려고 출금전표, 대출요청서 등을 위조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과정에 이 씨의 고등학교 동창인 황 모 씨가 시행사 직원으로 위장해 범행을 도왔습니다.
[황○○ 씨/'경남은행 횡령' 혐의 피의자/음성변조 : "(출금전표 위조해서 횡령 참여한 혐의 인정하시나요?) 아닙니다."]
이 씨는 7년에 걸쳐 눈덩이처럼 불어난 범행이 적발되자 구속영장 심사를 스스로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처음 횡령을 한 뒤 변제하려고 이른바 '돌려 막기'를 하면서 횡령액이 늘어났다"고 말했습니다.
경남은행은 일부 변제된 금액을 제외하고 실제 피해 규모는 500억 원가량으로 추산했습니다.
검찰은 이 씨의 배우자가 갖고 있던 현금과 부동산을 포함해 173억 원 상당의 범죄 피해 재산을 확보했습니다.
검찰은 이 씨 가족과 공범 황 씨가 은닉한 재산이 있는지 추적을 계속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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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규 기자 (hel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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