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정부질문 마지막날, 여야정 '고성·비아냥' 난무(종합)
김원이 "문재인 때 오염수 반대"…한덕수 "지금 또 선동"
[서울=뉴시스] 이지율 김지은 기자 = 여야는 8일 서로를 향한 고성과 비아냥으로 올해 대정부질문 마지막 날을 장식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교육·사회·문화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질의·답변 과정에서 수시로 충돌했다. 이를 지켜보던 여야 의원들은 야유로 항의하면서 사회를 보던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자제를 요청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한동훈 장관은 야당 첫 질의자로 나선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서로 언행과 태도를 문제 삼으며 실랑이를 벌였다.
한 장관은 '내년 총선 출마하느냐'고 묻는 안 의원 질의에 "제 임무를 다하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안 의원은 "정치는 하실 거죠"라고 재차 물었고, 한 장관은 "그런 명제를 대정부질의에서 물을 건 아니다. 위원님은 출마하냐"고 되물었다.
이에 안 의원이 "저는 하죠"라고 답하자, 한 장관은 "잘 되시기를 바랍니다"라고 비꼬았다.
안 의원도 "그런 답변 태도가 문제"라며 "한 장관의 별명을 말씀드릴까요"라고 비아냥댔다. 그러자 한 장관은 "지금 여기에서 건설적인 질문과 답변이 오갔으면 좋겠다"고 응수했다.
안 의원은 이에 물러서지 않고 "오늘 이 자리에 장관이 그동안 했던 무례한 발언과 동료 국회의원들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 또 일련의 불손한 태도에 대한 사과를 제가 정중히 드릴 기회를 주려고 한다"며 한 장관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한 장관은 "그 얘기를 안민석 의원님이 하시니까 이상하다", "국민들이 보시기에도 황당할 것 같다", "지역구에 있는 국민에게 욕설을 문자로 보낸 분 아니냐"고 맞받았다.
안 의원은 재차 사과를 요구하며 사과하지 않는다면 질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한 장관은 "그렇게 하십시오"라고 말한 뒤 "공익제보 말씀하셨는데 위원님은 윤지오라는 사람을 공익제보자로 치켜세우면서 제도의 존재가치를 무너뜨린 분이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 사이 감정적인 설전이 계속되자 김영주 부의장은 중재에 나섰다.
김 부의장은 "처음에 안민석 위원님께서 정치 출마부터 물으셨다"며 "오늘 대정부 질의에 적절한 질문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남아 있는 시간 대정부 질의에 맞는 질문을 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한 장관도 적합한 질의가 아니라고 해도 질의하시는 위원님께 답변을 공손하게 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답변하는 내용 의사국하고 같이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 장관은 임오경 민주당 의원의 질의 도중에도 민주당과 충돌을 빚었다.
임 의원이 "묻지마 범죄가 증가하고 마약청정국은 마약공화국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하자, 한 장관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해서 마약 수사 못하게 해놓고 이렇게 이야기하시는 것은 이상하다"고 맞받았다.
이에 본회의석에 앉아있던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공손하게 하라"고 소리쳤고, 한 장관은 "정청래 의원이 소리를 질러서 잘 안들린다"며 "정 의원님, 야구장 오셨나. 그렇게 반말로 야유를 하시면 국민들께서 뭐라고 생각을 하시겠나"라고 비꼬았다.
그러자 김 부의장은 "질의하는 위원이나 답변하시는 정부 측에 불만이 있을 수 있어도 경청해달라"며 "장관도 질의하는 의원 말씀에 답변해달라. 화가 나셔도 마음이 급해도 자제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야당 의원들과 충돌을 이어갔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배출에 관련한 우려를 하는 국책연구기관들의 보고서가 작년 9월에 완성되고 비공개 됐다"며 "총리님 모른다고 했나"라고 물었다.
이에 한 총리는 "저는 몰랐다"며 "경제사회연구회인 연구소들을 총괄해서 감독하는 경제사회 인문 연구회에서 결정을 했고, 또 그 이사장님은 문재인 정부 시절에 임명됐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방류에 찬성했나. 보도자료를 보겠느냐"며 문재인 정부가 2021년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한 사실을 거론했다.
그러자 한 총리는 "그 말씀을 하실 줄 알았다"며 "반대라는 단어만 있을 뿐이지 그 다음 완전히 지금 또 문재인 정부가 하려고 했던 것, 윤석열 정부가 하려고 했던 것이 그대로 들어 있다. 필요하면 제가 읽어드리겠다"고 맞받았다.
이에 김 의원이 "정부는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출 결정을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뜻을 잇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나. 거짓말"이라고 따졌다.
한 총리는 "의원님이 선동을 하고 계신 것"이라며 "제목에 하나 반대한다고 있을 뿐이지 그 내용은 전부 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조건을 제시한 거다. 필요하면 다 읽어드릴 수 있다. 읽어드릴까요"라고 언성을 높였다.
김 의원은 "이렇게 일방적으로 일본에게 양보하면서 대한민국이 얻는 이익, 국익이 대체 뭐냐"면서 "어마어마한 기술을 이전 받았나, 거액의 투자를 유치했나, 엄청난 수출계약을 따냈나, 뭐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한 총리는 "어떻게 국민들한테 그런 말씀을 할 수 있나. 이건 전형적인 가짜뉴스고 선동"이라며 "국민의 대표가 어떻게 거짓말을 하나 국민들한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도 한 총리 발언 도중 "제 말씀을 들으세요"라고 소리치면서 두 사람의 감정 싸움은 극에 달했고 결국 김 부의장이 호통을 치며 중재에 나섰다.
김 부의장은 "정회할까요"라고 물으며 "지금 정말 최악의 대정부질의로 가고 있다. 의장이 이야기를 해도 여야 의원들이 의장 이야기를 경청하지 않고, 총리께서도 발언을 중단해달라고 그래도 답변을 계속하고 계신다. 어떻게 이게 대정부질의가 되겠니"라고 비판했다.
이날 대정부질문 회의장에는 초중반 각각 초등학생 40여명과 일반인 70여명이 참관을 위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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