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선생님이셨다"…대전 사망교사, 신체조직 기증하고 떠나

8일 오후 대전지역 한 맘카페에 올라온 글. /사진=대전지역 맘카페 갈무리

대전에서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40대 초등교사가 신체조직을 기증하고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8일 오후 대전지역 한 맘카페에 "마지막까지 선생님이셨습니다. 어려운 결정해주신 유가족분들께 감사드립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유가족의 동의를 얻어 글을 올린다"며 "선생님께서는 영면 직후 (긴급 이식이 필요한) 화상 환자분께 피부를 기증하시고 가셨다"고 썼다.

이어 "유가족은 장기 기증도 검토했지만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았다"며 "어려운 결정해주신 유가족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인체조직 기증은 뇌사나 사망 후에 이뤄지며, 한 사람의 기증으로 최대 100여명의 수혜자에게 이식할 수 있다.

글을 접한 누리꾼은 "(해당 초등학교) 재학 중인 아이가 하교하며 울면서 전화해 왔을 때 좋은 선생님이셨구나 하고 마음이 아렸는데 종일 손이 떨린다" "쉽지 않은 결정을 했을 유가족에게 위로 말씀드리고 싶다" "민원으로 고통받은 교사들이 없기를 간절히 빈다"고 댓글을 남겼다.

숨진 교사는 2019년 대전 유성구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저학년 학급의 담임을 맡으며 지속적인 민원과 아동학대 피소로 고통을 호소했다고 알려졌다.

아동학대 혐의는 관계기관에서 1년간 조사 끝에 무혐의로 처분받았으나 관련 학부모들은 이후에도 3년간 이 교사에게 민원을 제기했다고 전해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