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 수사한 대검 중수부, 대장동 대출 건은 왜 수사 안 했나
2011년 불법대출 알선 조우형
당시 입건 피했지만 4년 뒤 징역
수수료 지급 진술에도 수사 않고
조씨 계좌 추적 여부 의혹도 남아
검찰 “조씨 수사 본류 아니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부산저축은행과 관련해 대장동 자금 수사를 진행했던 게 아니다. 조우형씨는 본류 수사 차원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그 부분(수사 무마 의혹)은 허위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가 지난 7일 취재진에게 대검 중수부의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대장동 개발 시행사에 불법대출을 알선한 조씨는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며 밝힌 내용이다. ‘대장동 대출 건에 대한 수사가 없었으니, 수사 무마도 없었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해 제기된 의혹의 큰 줄기는 대검 중수부가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하면서 대장동 대출 건 수사를 했느냐, 안 했느냐를 가리는 것이 아니었다. 핵심은 ‘왜 수사를 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대검 중수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지만 입건을 피한 조씨는 결국 4년 뒤 수원지검에서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됐고, 이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8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조씨에게 불법대출 알선 수수료를 지급한 공여자인 이강길 당시 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씨세븐 대표는 대검 중수부가 조씨의 혐의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부산저축은행의 1155억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이 대표에게 알선해주고 10억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2015년 기소돼 2년6개월의 징역형이 확정됐다. 이 대표는 이 자금을 대장동 사업 토지 매입 등에 사용했다.
이 대표는 2021년 10월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2011년 초) 대검 중수부에서 한 차례 면담 형식으로 조사를 했다”며 “검찰이 ‘수수료를 준 것이냐’고 묻길래 조씨가 자금을 가져오는 조건으로 용역 발주를 요구했기 때문에 그 돈을 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담당 검사는 “담보대출을 받았던 것이라 문제될 게 없다”는 이 대표의 변소를 받아들여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경향신문이 입수한 ‘2009년 12월29일자 대출약정서’를 보면, 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가 부산저축은행에서 전체 PF 대출의 일부인 360억원을 빌릴 때 이 대표와 자산관리업체 대장AMC가 연대보증을 섰을 뿐 어떤 담보도 제공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참고인·피의자 조사가 아닌 면담 형식이었다고는 하지만 범죄 혐의를 포착할 수 있었는데도 관련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조씨는 당시 현직 기자이던 김만배씨의 소개로 대검 중수부장을 지낸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해 검찰 수사에 대응했다.
알선 수수료 10억3000만원을 받아 챙긴 조씨의 계좌 추적 여부도 의혹이 남아 있는 지점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대검 중수부가 2011년 조씨에 대한 계좌 추적을 하지 않았고, 이후 예금보험공사가 계좌 추적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조씨는 2021년 10월 경향신문과 통화하면서 “2011년 대검 중수부 수사 당시 회사와 가족까지 모두 계좌 추적을 당했다”면서도 “검찰 수사는 대장동과 관련된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조씨가 계좌 추적을 당한 시점을 착각하지 않았다면, 예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자금 흐름을 들여다보고 있을 때 대검 중수부는 이를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는 말이 된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대검 중수부 때 조씨는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 나중에 예보 조사 등 별개의 수사단서로 수원지검에서 기소됐다고 해서 중수부 수사를 부실수사라고 단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당시 수사는 부산저축은행 경영진이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불법대출한 게 본류였고 대장동 건은 대상이 아니었다”고 했다.
이보라·강연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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