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죽음의 그림자", "尹탄핵"…고성·야유로 끝난 대정부질문 (종합2보)
안민석 "국민 우습냐", 한동훈 "욕설한 분이 누굴 가르치나" 설전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안채원 기자 = 국회 대정부질문 마지막 날인 8일 여야 의원·국무총리·국무위원의 고성과 빈정거림이 회의장을 뒤덮었다.
한덕수 총리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질의·답변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계속 충돌했고, 본회의장 의석에 앉아 있던 여야 의원들은 야유와 고성으로 설전에 가세했다.
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이날 한 총리를 상대로 "해병대 채 상병은 누가 죽인 것이냐. 이 정부는 죽음의 그림자가 왜 이렇게 짙냐. 사람 잡는 정부라는 호칭이 억울하냐"라고 따졌다.
한 총리는 "죽음의 그림자가 있다는 말은 '이 정부에 죽음의 그림자가 아른거린다'가 아니라 오히려 의원님과 연관된 분들에게 그런 것 아니냐"고 맞받았다.
한 총리가 "누구라고 지칭하진 않겠지만"이라고 덧붙이자 민 의원은 "막말하지 말라"고 맞받았다.
한 총리의 발언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측근들이 검찰 수사를 받다 극단적 선택을 한 사례가 있었던 점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문재인 정부는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를 반대했는데, 윤석열 정부는 왜 문재인 정부도 찬성한 것처럼 이야기하느냐'는 취지로 질의하자 한 총리는 "전형적인 가짜뉴스이고 선동이다. 지금 국민께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받아치기도 했다.
한 장관은 민주당 안민석 의원과 날 선 발언을 주고받았다.
안 의원은 한 장관의 답변 태도를 지적하며 "오늘 이 자리에서 한 장관이 그동안 했던 무례한 발언, 동료 국회의원들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 일련의 불순한 태도에 대한 사과를 정중히 할 기회를 주려 한 것이다. 장관은 국회에 싸우러 온 거냐. 국민들이 우습냐"고 따졌다.
그러자 한 장관은 "의원님은 민원인에게 욕설을 한 분이 아니냐. 윤지오라는 사람을 공익제보자로 치켜세우면서 공익제보 제도의 존재 가치를 무너뜨린 분"이라며 "그런 분이 여기 와서 누구를 가르치려고 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제가 안 의원님에게 그런 식의 훈계를 들을 생각은 없다"고 맞받았다.
한 장관은 민주당 임오경 의원이 "마약 청정국이 마약 공화국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하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해서 마약 수사를 못 하게 하고 그걸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이상하다"고 맞섰다.
이를 보던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공손하게 하라"고 소리치자 한 장관은 "정 의원님은 야구장에 왔느냐. 왜 이렇게 야유하느냐. 그렇게 반말로 야유하면 국민께서 어떻게 생각하시겠느냐"고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과 한 총리, 한 장관이 설전을 벌일 때 국민의힘과 민주당 의원들도 본회의장 의석에서 고성과 야유를 보탰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한 장관을 비판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의원이 먼저 사과하라"고 외쳤고, 민주당 의원들은 "예의를 지키라"고 소리쳤다.
"선동 좀 그만하라", "발언을 취소하라"는 고성도 양쪽에서 오갔다.
국회의장석에서 사회를 보던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여야 의원들에게 "국민이 보고 있다"며 여러 차례 자제를 요청했으나 소란은 멈추지 않았다.
민주당 소속인 김 부의장이 "민주당 의원들은 정부 답변을 경청하라"고 주의를 주는 상황도 벌어졌다.
김 부의장은 결국 "지금 정말 최악의 대정부질의로 가고 있다"며 "의장이 이야기하는데 여야 의원들이 같이 경청하지 않고 있지 않으냐. 총리도 제가 발언을 중단해달라고 해도 답변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정부질문이 진행된 본회의장에는 참관인들이 있었다. 초반에는 초등학생 40여명, 후반에는 일반인 70여명이 의원, 총리, 국무위원이 주고받는 말싸움을 지켜봤다.
이날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 탄핵'을 언급하기도 했다.
민형배 의원은 "주권자 시민들은 이승만을 몰아냈고 박정희 독재를 끝장냈다"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집회에서 시민들은 성난 목소리로 명령한다. 그 명령을, 분노와 격정의 함성을 전한다. '국회는 윤석열을 탄핵하라'"고 말했다.
안민석 의원은 "많은 국민은 현재 대통령에 대해 '심리적 탄핵'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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