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대정부질의”…고성·빈정거림·야유로 얼룩진 국회
국회 대정부질문 마지막 날 여야 국회의원·국무총리·국무위원의 고성과 야유가 계속되자,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참석자들을 향해 “최악의 대정부질의”라며 비판했습니다.
김 부의장은 오늘(8일) 오후 교육·사회·문화를 주제로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 막바지에 이르러, 여야 의원과 정부 측 참석자들 사이의 말다툼을 중재하며 “의장이 얘기해도 여야 의원들이 경청하지 않고 있지 않다”며 이 같이 말했습니다.
오늘 여덟 번째로 질의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한덕수 총리에게 “문재인 정부는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를 단호히 반대했는데 한 총리는 어떻게 (윤석열 정부가) 그 뜻을 잇고 있다고 말하느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이에 한 총리는 “의원님이 지금 바로 또 선동을 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가 힘을 합쳐 현재의 방류 체계를 확립한 것”이라고 응수했고, 청중석에서 항의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관련 보도자료를 들어 보이며 “읽어드릴까요?”라고 맞섰습니다.
한 총리가 김 의원의 “내 말 들으세요!”라는 외침에도 청중을 향해 발언을 계속 해가자, 김 의원은 대정부질문 사회를 보던 김영주 국회부의장에게 “경고 좀 해주세요”라고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김 부의장이 장내를 향해 한 차례 자제를 요청한 뒤에도 김 의원과 한 총리는 “거짓말 말라” “(내 말을) 들으라”라며 고성을 주고받았고, 여야 의원들도 소리를 지르며 신경전에 가세하자 김 부의장은 이들을 향해 “지금 정말 최악의 지금 대정부질의로 가고 있다”며 비판했습니다.
김 부의장은 “대정부질문 막판이다. 나흘간 여야가 첨예하게 와서 마지막에 감정을 자제하지 못하고 있다”며 “동료 의원이 나와서 질의를 하면, 반대 의견을 갖고 있어도 경청해 주셔야 총리도 답변하는거고, 그 판단은 국민이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늘 대정부질문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민주당 의원들과 날 선 발언을 주고받기도 했습니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한 장관의 답변 태도를 지적하며 “오늘 이 자리에서 한 장관이 그동안 했던 무례한 발언, 동료 국회의원들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 일련의 불순한 태도에 대한 사과를 정중히 할 기회를 주려 한 것”이라며 “장관은 국회에 싸우러 온 거냐. 국민들이 우습냐”고 따졌습니다.
한 장관은 “의원님은 민원인에게 욕설을 한 분이 아니냐. 윤지오라는 사람을 공익제보자로 치켜세우면서 공익제보 제도의 존재 가치를 무너뜨린 분”이라며 “그런 분이 여기 와서 누구를 가르치려고 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제가 안 의원님에게 그런 식의 훈계를 들을 생각은 없다”고 맞받았습니다.
두 사람의 설전에 방청석에 있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원이 먼저 사과하라”라고 외쳤고, 민주당 의원들은 “예의를 지키라”라며 맞대응했습니다.
민주당 임오경 의원은 한 장관을 향해 “마약 청정국이 마약 공화국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 한 장관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해서 마약 수사를 못 하게 하고 그걸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이상하다”고 받아치자 장내에선 다시 소동이 일었습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방청석에서 한 장관을 향해 “공손하게 말하라”라고 소리쳤고 한 장관은 “야구장에 오셨나? 왜 자꾸 야유를 하나? 반말로 야유하시면 국민이 뭐라고 생각하시겠나?”라고 맞받았습니다.
대정부질문 마지막 주자로 나선 민형배 의원은 한 장관을 향해 “수많은 사람이 검찰 수사를 받다가 목숨을 끊었다”며 “이런 것을 국가폭력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한 총리는 “어떤 압박이나 잘못된 수사 같은 게 있는 게 아니면 수사 기관에 책임이 있다고 일도양단할 수 없다”고 응수했습니다.
이어 민 의원이 “조사 방법을 어떻게 바꿀지 고민해야지, 그걸 야당 대표를 공격하는 데 활용하느냐. 누가 죽어야 끝나나”라고 묻자 한 장관은 “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간다. 이 말이 연결이 된다고 생각하나?”라고 맞섰습니다.
민 의원은 “시민들은 성난 목소리로 명령한다. 그 분노와 격정의 함성을 전한다. 국회는 윤석열을 탄핵하라”라며 질의를 마쳤고 이에 여당 의원들이 항의하면서, 대정부질문은 마지막까지 강도 높은 발언과 고성 속에서 마무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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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재훈 기자 (mr.ch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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