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훑고 지나간 태풍…139년 만의 '최악 폭우' 남겼다

<앵커>

태풍의 영향으로 홍콩에 139년 만에 가장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도시가 완전히 물에 잠기면서 학교가 문을 닫았고, 주식시장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권란 특파원이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기자>

거대한 흙탕물이 언덕을 타고 쏟아져 내립니다.

우산을 들고 길을 건너다 넘어진 여성은 강한 물살에 수십 m를 떠밀려 내려갑니다.

도심 상점 1층의 절반이 물에 잠겼고, 쇼핑몰 로비는 거대한 웅덩이로 변했습니다.

지하철 승강장도 물바다라 정차도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태풍 하이쿠이의 영향으로 홍콩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특히 지난밤사이 양동이로 쏟아붓듯 1시간에 158mm의 비가 내리면서 139년 만에 최대 강수량을 기록했습니다.

[코니 청/홍콩 주민 : 이런 상황을 지금까지 본 적이 없어요. 최악이네요. 지난 태풍 때도 안 이랬는데 무섭네요.]

지금까지 110명이 다쳤고, 이 가운데 4명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입니다.

홍콩 당국은 폭풍우 최고 단계인 흑색 경보를 내렸고 각급 학교는 수업을 중단하고, 증시도 휴장 했습니다.

홍콩과 맞닿은 중국 남부 선전과 광저우에서도 폭우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선전에서는 12시간 동안 465mm의 비가 쏟아져 71년 전 기록이 깨졌습니다.

[세상에 새벽 4시에 깼더니 방이 온통 물바다네.]

갑작스러운 폭우에 일을 나왔던 배달 기사는 헤엄치며 가까스로 탈출했습니다.

[선전 룽강 주민 : 저녁밥을 먹고 난 이후 엄청난 폭우가 왔어요. 차들이 다 물에 잠겨서 움직일 수가 없네요.]

광저우와 선전 시는 대부분 지역에 적색 폭우 경보를 내렸고, 학교 수업 중단, 대중교통 운행 일시 정지 등 비상 방어 태세에 돌입한 상태입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최은진)

권란 기자 jiin@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