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은의 미술과 시선] 무슨 일 하십니까
“느그 아버지 뭐하시노?” 2001년 개봉한 영화 <친구>의 명대사다. 극중 교사는 학생에게 부모의 직업을 묻고, 완력을 쓴 처벌도 스스럼없이 한다. 관객들은 과거 학창 시절 경험한 바를 떠올리며 공감했다. 그땐 그랬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이제는 학부모가 자기 학력과 지위를 내세워 교사를 압박하는 사례가 드러난다. 교권의 실추, 교육계 위기론이 정점을 찍고 있다. 인권을 가르쳐야 할 학교에서 인권이 보장되지 못하는 현실이 공론으로 떠오른다.
유사한 사례를 미술에서도 이야기해볼까. 미술은 지난 몇년간 예술인복지법, 표준계약서, 미술진흥법 관련 논의의 길을 걸어왔다. 미술인 기본 처우와 관련한 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저히 낮은 보수, 불공정 계약이 만연한 데다, 순수 창작자 권리를 소외시키는 산업이 팽배해서다.
저작권을 뺏기고 생활고를 비관하며 안타까운 선택을 한 미술인이 최근에도 있었다. 직업적 명운을 스스로 끊고 사회에 등 돌린 이들은 훨씬 많을 것이다.
한편 이번주는 정부가 정한 미술주간 및 서울아트위크 기간이고 프리즈, 키아프 아트페어가 열리는 중이다. 연중 손에 꼽힐 미술행사, 화려한 축제의 시간이다. 이렇게 미술계가 분주하지만, 자본력 있는 화랑과 일부 작가만 누리는 특수로 여겨질 때도 있다.
서울이 아시아 미술시장 중심이 된다는 부푼 꿈 뒤로, 미뤄진 제도적 사안의 속도는 정작 어떤가를 생각해보게 된다. 미술인에게 자부심의 출처란 어디에 있나도 되짚어본다. 흥분하는 미술시장과 늘어나는 미술인구 가운데, 직업적 자긍을 구하는 기본 말이다.
오정은 미술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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