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세월 ‘차곡차곡’ 꾸준해서 더 빛난 두 남자
통산 최다 득점 고지에 오른 최정
홈런 14개 치면 이승엽 기록 넘어
손아섭은 8년 연속 150안타 눈앞
2020년대 들어 KBO리그에서는 KIA 양현종(35)이 ‘리빙 레전드’로서 금자탑을 쌓아가고 있다. 지난 1일 역대 최다인 통산 164번째 선발승을 올리는 등 최근 1~2년 사이 KBO리그 역대 선발 투수 기록들을 죄다 갈아치우고 있다.
마운드에 1988년생 양현종이 있다면, 타석에는 1987년생 최정(36·SSG)과 1988년생 손아섭(35·롯데)이 있다. 이승엽, 박용택 등 1970년대생들이 갖고 있던 통산 기록의 새 주인으로 나서면서 프로야구의 한 시대를 또 이어받고 있다.
최정은 지난 6일 대전 한화전에서 3회 개인 통산 1356번째 득점을 올려 이승엽(두산 감독)이 현역 시절 쌓아놓은 리그 역대 최다 득점 기록(1355득점)을 경신했다.
득점은 홈런을 치지 않는 이상 동료들의 도움이 있어야 올릴 수 있지만, 타자 스스로가 꾸준히 출루해야 가능한 기록이기도 하다.
2005년 유신고를 졸업하고 SK(현 SSG)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최정은 데뷔 시즌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1군을 지키며 19년차에 KBO리그 역사를 썼다. 꾸준함으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최정은 홈런에서도 이승엽 감독을 넘어서려 한다. 7일 현재 통산 454홈런을 기록 중인 그는 14개만 보태면 이 감독이 보유한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 기록(467개)을 경신한다.
SSG는 29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올시즌 안에 달성할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적어도 내년 시즌 초반에는 대한민국 최다 홈런 타자의 이름이 바뀔 수 있다.
손아섭도 꾸준함의 대명사다. 지난 7일 창원 키움전에서 2안타를 치면서 시즌 150안타에 2개를 남겨뒀다. 지난해까지 7년 연속 150안타를 치면서 박용택(LG 은퇴)이 리그 역사를 통틀어 유일하게 갖고 있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손아섭은 이제 리그 최초의 8년 연속 150안타 기록을 눈앞에 뒀다.
손아섭은 ‘악바리’라 불릴 정도로 타석에서 물고늘어지는 타자다. 2007년 부산고를 졸업하고 롯데에 입단한 뒤 2010년부터 주전으로 자리 잡기 시작해 9시즌 연속 타율 3할을 기록하는 등 콘택트 능력을 뽐냈다. 폭발력보다는 꾸준함으로 리그 통산 최다 안타의 주인공 박용택을 넘어설 날을 맞이하려 하고 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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