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첫승 무산…클린스만의 ‘5G’ 속만 터졌다
전임감독제 도입 후 ‘최장 무승’
새 전술 시도 없이 단조로운 공격
손흥민 프리롤 제대로 활용 못해
해외파들 총동원하고도 ‘졸전’
13일 새벽 사우디전 다시 ‘시험대’
클린스만호가 해외파를 총동원하고도 졸전을 했다. 대표팀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데도 실패하면서 새 사령탑의 지도력에 대한 의구심만 증폭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대표팀은 8일 새벽 영국 웨일스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일스와의 평가전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졸전이었다. 웨일스가 전체 슈팅 11개 중 유효 슈팅 4개에 결정적 기회를 2차례 만든 반면 한국은 전체 슈팅 4개, 유효 슈팅은 단 한 개에 그쳤다. 득점을 기대할 결정적인 기회는 없었다. 점유율은 61%로 앞서고도 빌드업을 하지 못해 공만 많이 돌린 결과다.
웨일스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35위로 한국(28위)보다 낮다.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조별예선 탈락 위기로 이번 경기에 1.5군을 내보내 몸을 사렸지만, 이날 경기로 라트비아와 유로 조별예선을 앞두고 오히려 자신감을 찾았다. 경기 후 롭 페이지 웨일스 감독은 손흥민(토트넘)을 언급하며 “세계 최고 공격수 중 한 명을 상대로 무실점 경기를 했다. 긍정적인 부분이 많았다”고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3월 부임 이후 승리 없이 3무2패를 기록 중이다. 3월 콜롬비아와 2-2로 비기고 우루과이에는 1-2로 진 뒤, 6월 페루에 0-1로 패하고 엘살바도르와 1-1로 비겼다. 과거 외국인 사령탑 중 취임 뒤 4경기 안에 첫승을 하지 못한 감독은 없었다. 특히 5경기 무승은 1992년 전임감독제 도입 이후 처음이다.
최근 득점력이 오른 해외파를 대거 동원하고도 득점 없이 비겼다. 주장 손흥민은 직전 프리미어리그(EPL) 번리전에서 해트트릭을 폭발했고, 이날 측면 미드필더로 나선 홍현석(헨트)도 직전 벨기에 주필러리그 홈경기에서 멀티골로 팀의 2-1 승리를 이끌고 왔지만 침묵했다.
무엇보다 공격의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다. 이날 클린스만 감독은 4-4-2 포메이션으로 조규성을 최전방에 세우고, 손흥민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두면서 ‘중앙 프리롤’을 맡겼다. 이재성(마인츠)과 홍현석을 좌우 날개에 세워 지원하도록 했는데 효과는 없었다. 손흥민 프리롤 카드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새로운 전술적 시도가 없었다. 공격수들 간 위치 변동이 활발하지도 못했고, 측면 인원을 늘리거나, 빌드업이 여의치 않으면 센터백을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까지 올려 쓸 수 있지만 전혀 시도되지 않았다. 경기 초반에는 뒤에서 공만 돌리기에 바빴고, 중후반 이후로는 왼쪽 센터백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롱볼과 손흥민의 침투를 통한 단조로운 공격에 의존했다. 전술과 훈련이 부족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선수 기량과 포지션에 대한 사령탑의 이해도도 의문이다. 홍현석은 소속 클럽에서 주로 중앙 미드필더 혹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다. 왕성한 활동량과 간결한 패스로 공격 템포를 끌어올리는 데 일가견이 있다. 이재성은 소속팀에서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고 때때로 톱에 서기도 한다. 이날 클린스만 감독은 중앙에 설 때 힘을 발휘하는 이 둘을 측면으로 돌려놓고, 날개 공격수로서 상대 수비를 끌어내는 데 능한 손흥민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클린스만호는 13일 오전 1시30분 영국 뉴캐슬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맞붙는다. 여기서도 이기지 못하면 해외 재택근무, 겸업 논란 등으로 불거진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비난 여론은 더 거세질 수밖에 없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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