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급식노동자 21명 더 있었다…환기설비 개선은 언제?
폐암 진단을 받은 학교 급식실 노동자들이 당초 알려진 것보다 21명 더 늘어 현재까지 모두 52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노동자들은 환기가 잘 안 되는 급식실에서 오랜 시간 발암물질에 노출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예원 기자입니다.
[기자]
조리사들이 커다란 솥 앞에서 쉴 새 없이 튀김을 휘젓습니다.
창문을 열어놨지만 얼굴이 안보일 정도로 내부는 연기로 가득 찹니다.
학교 급식실 내부의 모습입니다.
교육부가 전국 급식 노동자의 건강 검진을 한 결과, 52명이 폐암 확진 판정을 받은 거로 나타났습니다.
검진자의 0.12%인데, 일반인과 비교하면 높은 편입니다.
폐암이 의심되는 사람도 총 379명으로 확인됐습니다.
[안송연/14년 차 조리실무사 (폐 결절 진단) : 닭 튀길 때나 돈가스 튀길 때, 솥단지나 뭘 닦을 때 숨이 찼었어요. 이번에 검진받아보고 내가 숨이 찬 이유가 그것(결절) 때문에 그랬구나…]
중도에 퇴사한 급식 노동자도 있어 폐암 환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렇게 폐 질환에 취약한 건 급식실 환기시설이 열악한 데다, 음식을 튀기고 볶을 때 나오는 '조리흄' 등 발암물질에 오래 노출되기 때문입니다.
이를 막기 위해선 제대로 된 환기설비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점검한 학교 5천여곳 중 97%가 해당 기준을 맞추지 못했습니다.
교육부는 지난 3월, 우선 급식 조리방법과 급식환경을 개선하겠다고 했었습니다.
조리 흄을 유발하는 요리는 오븐을 사용하고, 튀김류는 일주일에 두 번으로 최소화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현장에서의 적용은 쉽지 않았습니다.
[정경숙/전국교육공무직본부 부본부장 (11년 차 조리사) : 주 2회라고 얘기하지만, 실질적으로 그렇게 지켜지지 않는다. 교육부에서 '권고' 사항으로 내려갔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건 환기설비를 바꾸는 겁니다.
교육부는 예산 탓에 4년 뒤에 완료하겠다고 했습니다.
(화면제공 :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영상디자인 : 곽세미·신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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