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뉴스]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숨진 뒤에도 교사들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교사들의 정신 건강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먼저 영상 보고 오겠습니다.
[VCR]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 이후 50여 일
그사이 성남, 군산, 대전 등에서
교사들 잇따라 극단적 선택
전교조.녹색병원, 교사 3천5백여 명 대상
마음건강 실태조사 결과
교사 38.3% "심한 우울 증상"
"극단 선택 생각한 적있다"도 16% 달해
교사 3명 중 2명은
"언어폭력 당한 적 있어"
교사 마음건강 '적신호' 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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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교사 마음건강 실태조사를 진행한 녹색병원 윤간우 직업환경의학과장에게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과장님 어서 오세요.
이번 조사가 녹색병원이 먼저 교원 단체에 제안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계기로 조사가 이뤄진 겁니까?
윤간우 직업환경의학과장 / 녹색병원
저희는 서이초 선생님이 이번 겪었던 상황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교사의 전체 근무 환경과 정신 건강의 문제로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와 관련된 조사가 필요하다고 교원 단체에 먼저 요청을 했고요.
그래서 지난 2023년 8월 16일부터 일주일 동안 온라인 자기기입식 설문조사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총 6천여 명의 교사분들이 참여를 해 주셨고요.
조사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 무응답이나 반복되는 문항이 있는 자료들은 제외하고 3,500여 명의 교사에 대한 평가를 실시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결과를 하나씩 살펴보면 가장 눈에 띄는 건 교사의 절반 이상이 우울 증상을 호소한다는 겁니다.
얼마나 심각한 상황입니까?
윤간우 직업환경의학과장 / 녹색병원
우울증이라는 병은 이렇게 삶이 무너지는 병입니다.
뭐 일상생활에 대한 흥미, 관심이 없어지고요.
평소에 좀 기운이 없고 무기력하고 어떤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들이 감소되는 상태를 이제 우울증이라고 하는데 직장에서는 평소에 하던 일도 좀 제대로 못하거나 새로운 일이 주어졌을 때 아주 겁을 내고 두려워하는 그런 증상들도 우리가 확인을 할 수가 있습니다.
가족 내에서는 어떤 수면의 이상이나 식습관의 이상, 또 유난히 화를 잘 낸다든가 이런 가족 관계가 무너지는 병인데 분명 초기에 진단하고 관리하면 제대로 치료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면 만성질환으로 이어지는 병이거든요.
그렇게 무서운 병을 이제 이번에는 CESD라는 조사 도구를 이용해서 저희가 조사를 실시를 했습니다.
비슷한 방법으로 일반 인구를 조사했을 때 심한 우울증에 해당되는 비율이 한 8~10% 정도 되는데요.
이번에 조사한 경우는 교사에서는 심한 우울증이 한 38.3%로 일반 인구보다도 아주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흔히 저희가 이제 감정노동으로 알고 있는 서비스직, 병원의 의료직군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도 이렇게 높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교사의 이런 우울증 수준이 아주 심각하다고 말씀드리고 대표적인 이유가 특히 조사에서 나타난 게 학부모 상담 과정에서의 스트레스 또 그 과정에서 겪게 되는 크고 작은 언어, 신체적 폭력들이 중요한 이유더라고요.
그렇게 좀 우울증이 심각하였고 또 하나가 우울증 외에도 이 폭력과 관련된 정신 건강 영향을 보기 위해서 외상 후 스트레스라는 조사를 했습니다.
이제 흔히 뭐 위험직군으로 알려져 있는 경찰이나 소방공무원 분들은 흉악한 사건이나 큰 화재 사고들을 경험하시잖아요.
그런 분들을 대상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를 조사했을 때 위험군이 대개는 한 15%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교사들 대상으로 특히 이제 폭력을 경험한 교사 분들을 대상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결과는 위험군이 한 60% 가까이로 높게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그렇게 특히 외상 후 스트레스가 높은 이유가 경찰이나 소방공무원은 본인이 이렇게 위험한 상황에 노출됐을 거라는 걸 예상을 하는데 어느 교사분들이 본인이 이렇게 폭력 피해를 입을 것을 생각을 하시겠어요.
그런 것 때문에 결과들이 더 심각하게 나왔던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리고 극단적인 선택을 실제로 생각해 봤다는 비율도 일반인에 비해 굉장히 높은데 이건 어떻게 조사됐습니까?
윤간우 직업환경의학과장 / 녹색병원
앞서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해가 이제 높듯이 이러한 질환들이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조사에 따르면 절반 이상이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고 답변을 했고요.
이번 조사에서도 교사에 약 15% 정도가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대개 일반 인구에서 이 정도 수치는 한 연도에 따라 틀리지만 3~7% 정도인데 특히 이제 학부모 또는 학생으로부터 크고 작은 폭력을 당한 교사들은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답변들이 월등히 좀 높았습니다.
특히 아까 말씀드린 우울 증상이 심할수록, 외상 후 스트레스의 고위험군일수록 이런 극단적인 선택의 생각이 좀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 대상을 살펴보니까 특히 유치원과 초등학교 교사일수록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조사가 됐습니다.
이건 어떻게 해석해야 될까요?
윤간우 직업환경의학과장 / 녹색병원
대개 이제 유치원, 초등학교 선생님들의 경우에 학부모 상담이 일과 시간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더라고요.
대부분은 일과 시간에 받았던 스트레스를 그래도 휴식을 취하면서 집에 가서 환기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야 되는데 그런 것들이 없다 보니까 특히 유치원 초등학교 선생님들에 대한 것들이 많이 높았고 또 상담이 많아질수록 그 과정에서 다양한 폭력에 노출되니까 또 이런 정신 건강들이 나쁘게 나오는 것 같습니다.
대개 이번에 어느 정도 이런 피해를 입었는지 조사를 해봤더니 언어 폭력 같은 경우는 한 66% 정도, 한 3분의 2 이상. 크고 작은 신체 폭력도 한 20% 또 성과 관련된 피해들도 한 15% 정도여서 이렇게 폭력 피해가 크다 보니까 저희가 조사했던 우울증상 수준 외상 후 스트레스도 심각했던 것 같아요.
또 이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었는데 여성 교사들이 조금 더 감수성이 크다 보니까 그런 수준들이 더 높았고 유치원, 초등학교, 특수학교 교사 여러 가지 특성에 따라서 이런 폭력의 피해 종류나 수준들에 있어서 좀 차이가 커져 있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일반적인 사업장에서 이런 문제를 호소하는 경우 어떤 조치가 이루어지는지 또 해결책은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윤간우 직업환경의학과장 / 녹색병원
일반 사업장에서 특히 감정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해서는 조치들이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크게는 의학적 조치, 두 번째는 행정적 조치인데요.
의학적 조치는 이제 위험군을 정기적으로 살펴보고 위험한 분들은 그 수준에 따라서 심리상담이나 또는 정신과 의사의 진료를 보게 하고 거기에 따라서 치료를 진행하는 거고요.
행정적 조치는 만약 이렇게 위험군에 대해서 문제가 생기면 잠시 그 업무를 떠나게 해서 더 이상 그런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환기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또 이분들이 어느 정도 돼서 작업에 복귀할 수 있는지 여부를 이제 의사 선생님이 일할 수 있다는 평가를 해서 업무에 복귀하는 이런 시스템들이 좀 일반적인데 교사의 경우에는 이런 시스템들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위험군을 조기에 발굴하고 또 구조적인 해결책을 고민해 봐야 하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과장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