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환경서 자라길"...제주에 아들 버린 중국인 아버지 구속 기소
[앵커]
어린 아들을 제주에 버린 중국인 아버지가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아이 아버지는 생활고로 힘들어 아들이 좋은 환경에서 자랐으면 하는 바람이었다며 범행을 인정했습니다
고재형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이른 아침, 한 남성이 건물 기둥 뒤에서 몸을 수그려 무언가를 바라봅니다.
몸을 세워 다른 곳으로 가다 기둥으로 돌아와 한 번 더 살핍니다.
이 남성은 중국인 30대 남성 A 씨로, 지난달 25일 9살 아들 B 군을 제주의 한 공원에 놔두고 사라졌습니다.
한 시간 뒤 일어난 B 군은 아버지인 A 씨가 안 보이자 울면서 애타게 이곳저곳을 돌며 찾습니다.
이런 모습을 서귀포시청 공무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노숙하던 부자를 목격한 사람들은 아버지가 안 보이면 아이가 불안해했다고 말합니다.
[김두영 / 서귀포시 노인복지관 과장 : 아버지가 눈앞에 안 보였을 때 아이가 계속 불안해하고 되게 초조해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경찰은 수사에 나서 다음날 A 씨를 붙잡았습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자라게 하고 싶어서 아들을 두고 갈 목적으로 제주에 왔다며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또, A 씨는 입국 전부터 아들에게 한국에서 살게 해주겠다고 여러 번 말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신승우 / 제주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 수사대장 : 중국에서부터 생활이 어려우니까 한국 가서 살게 해줬으면 좋겠다 너를, 표현하고 아이에게도 주지시켰던 것으로…….]
A 씨 부자는 지난달 14일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는 제주에 왔습니다
제주에 도착한 A 씨는 아들을 맡길 보호시설을 찾아다녔는데 마땅한 곳이 없어 범행을 저지른 겁니다.
A 씨는 남긴 편지에서, 자신은 실패한 아버지이고 생활고 등으로 아이를 키울 형편이 아니라며 아이가 한국 가정 등에서 자라길 바란다고 썼습니다.
아들은 제주의 아동보호시설에 머무르다가 중국에 있는 친척에게 인계돼 지난 7일 출국했습니다.
YTN 고재형입니다.
촬영기자 : 전대웅
영상편집 : 마영후
그래픽 : 최재용
YTN 고재형 (jhko@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Copyright ©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무릎 꿇고 빌어"…숨진 대전 초등교사, 4년간 악성민원 시달렸다
- "이런 일 처음" 포항 지역 수돗물 필터 검붉은색으로 변한 이유는…
- 월세 밀렸다고 현관문 잠금장치 도끼로 부순 집주인
- FBI “北 해커들, 온라인 도박사이트서 550억 원 탈취”
- "러, 김정은 11일 기차로 블라디보스토크 오는 일정 대비 중"
- 티아라 '따돌림 사건' 재점화...김병만, 가정 폭력 혐의 송치
- [출근길 YTN 날씨 11/15] 흐리고 오전까지 곳곳 산발적 비...예년보다 포근
- 명태균 씨·김영선 전 의원 구속...검찰 수사 탄력
- 배우 송재림 오늘 낮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
- [속보]명태균·김영선 구속..."증거 인멸 우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