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 애 망신 줘" 4년간 민원 시달린 선생님…또 세상 등졌다
대전에서 또 초등학교 선생님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숨진 선생님은 4년 전 한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를 당해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유족 등은 말하고 있습니다. '무혐의 처분'을 받은 뒤에도 같은 학부모로부터 학교를 떠날 때까지 4년여 동안 괴롭힘을 당했고, 이런 상황에서 최근 서이초 교사 사건까지 벌어지자 고통이 되살아나 힘들어했다고 합니다. 고인이 근무했던 학교엔 추모 화환이 밀려들었고, 그 꽃들 앞에서 동료 교사는 쓰러져 오열했습니다.
오늘 첫 소식, 임예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교사가 추모 화환 사이에서 무릎을 꿇은 채 한참을 울먹입니다.
[동료 교사 : (학부모가) 교장, 교감 찾아와서 무릎 꿇게 해가지고 뭐 한다든가 가만 안 두겠다는 식의 협박 교육청에도 민원 꾸준하게 넣겠다는 협박…]
대전의 40대 초등학교 교사 A씨가 어제 생을 마감했습니다.
악성 민원에 시달렸던 걸로 전해졌습니다.
유족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학년 담임을 맡은 교실엔 수업 태도가 좋지 않은 4명의 학생이 있었습니다.
[유가족 : (학부모에게) 연락을 드리면 좀 '우리 애가 문제냐'라는 식으로 대응이 왔던 것 같고 학교를 찾아오시고 하면서…]
그해 11월, A교사는 친구를 때린 학생을 교장실로 보냈는데, 다음날 학부모가 찾아와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아이에게 망신을 줬다는 이유였습니다.
아동학대혐의로 경찰에 신고도 했습니다.
[학부모 : 정서적 학대를 한다고 하니 그때 (신고자들을 제외하고) 모든 학부모가 탄원서를 다 같이 내주셨고요…]
A교사는 1년 뒤 겨우 아동학대 혐의를 벗었지만 끝이 아니었습니다.
[유가족 : 4명 중에 한 명의 학생이 (A씨의) 전담 교무실이 있는 한 층에 같이 있었다고 보이는데 딴 데로 보내라는 민원을 또 제기하고.]
이 뿐만이 아닙니다.
A교사가 코로나 기간 동안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지도하다가 폭언을 전해 듣기도 했습니다.
[동료 교사 : (교문에서 방역 지도하니까) 이 선생님을 치워라 우리 애들은 무서워서 그러면 학교생활을 못 한다…]
학교와 가까이 살던 A교사는 악성 민원을 넣는 학부모와 마주칠까봐 마트도 멀리 다녔다고 유족은 전했습니다.
유족과 대전교사노조는 A교사가 이같은 고통을 혼자 버텨야했다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습니다.
최근 주말마다 열린 추모 집회에도 참석했던 A교사는, 추모해야 할 또 다른 선생님이 됐습니다.
그리고 A교사는, 신체조직을 기증해 도움이 필요한 여러 환자에게 나눠주고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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