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선생님이셨습니다”…악성 민원 시달리다 숨진 교사 신체조직 기증
대전에서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40대 초등학교 교사가 자신의 신체조직(피부)을 기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대전지역 온라인커뮤니티에는 ‘마지막까지 선생님이셨습니다. 어려운 결정해 주신 유가족분들께 감사드립니다’라는 글이 게재됐다. 유가족의 동의를 얻어 올린다고 밝힌 게시자는 “선생님께서 영면 직후 화상 환자분께 피부를 기증하고 가셨다”며 “유가족께서는 장기 기증도 검토했지만, 상황이 여의찮았다. 마침 긴급 이식이 필요한 환자가 있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5일 대전 유성구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만인 지난 7일 숨졌다.
기증된 A씨의 신체조직은 긴급 피부 이식 수술이 필요한 화상 환자 등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A씨 유가족들은 평소 A씨의 신념을 지키고자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20년째 교사로 일해온 A씨는 4년 전 유성구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중 친구를 폭행한 학생을 교장실에 보냈다는 이유 등으로 해당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고소를 당하는 등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고 대전교사노조는 밝혔다. 교사노조는 A씨는 올해 근무지를 다른 초등학교로 옮겼으나 여전히 심리적 고통을 호소해 왔다고 덧붙였다.
김영진 대전교사노조 수석부위원장은 “A씨가 악성 민원과 아동학대 고소 등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최근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유족에게 들었다”며 “A씨가 최근 발생한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 사건을 접한 뒤 고통의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힘들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은 이날 담화문을 내고 “고인이 안타까운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교육청 차원에서 철저하고 엄정하게 조사하고, 수사기관의 조사에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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