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길 미끄러진 노인 비 막아준 ‘우산 천사’... 손수 옷 닦아준 경찰

이혜진 기자 2023. 9. 8.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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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광주 남구 주월동에서 빗길에 미끄러져 도로에 주저앉아 있던 96세 노인에게 한 시민이 우산을 씌워주고 있는 모습. /경찰청 유튜브

96세 노인이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비를 맞으며 도로에 주저앉아 있었다. 이를 본 시민은 경찰에 신고하고,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노인에게 우산을 씌워줬다. 출동한 경찰은 노인의 젖은 옷을 손수 닦아주고 집까지 데려다줬다.

8일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1시 30분 광주 남구 주월동에서 “나이 든 할아버지가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의 112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 당시, A(96) 씨는 길에 주저앉아 있었고, 신고자는 그런 A씨 곁에 서서 우산을 씌워준 채 경찰을 기다리고 있었다. A씨는 빗길에 미끄러져 일어나지 못한 채 바지가 다 젖어있는 상황이었다.

경찰은 인근 횟집에서 휴지를 구해 A씨의 옷을 닦고, 순찰차에 태웠다. 경찰이 “집은 어디시냐”고 묻자 A씨는 주소를 알려줬고, 경찰은 A씨를 부축해 집 안까지 데려다줬다. 경찰은 A씨가 가족 없이 홀로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해, 행정복지센터에 사회 복지 지원도 요청했다.

A씨는 경찰에 “오전에 날씨가 좋아 바람 쐬러 나왔다가 비를 만나 미끄러졌는데 도저히 일어날 수 없었다”면서 “오늘 저를 구해주셨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노인의 옷을 닦아주기 위해 휴지를 들고 다가가고 있다. /경찰청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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