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식품·외식업계 "추석 물가안정 취지 공감…배달비·원자재가 올라 힘들어"
"피자헛 등 외국계 브랜드 물가안정 간담회 대상서 왜 빠졌나" 지적도
[서울=뉴시스] 류난영 이준호 주동일 기자 = "전체 매출에서 배달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정도여서 배달 플랫폼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갑니다. 가격 인상 자제도 좋지만 이런 실질적인 부분을 개선해 정부가 도움을 줬음 좋겠습니다." (치킨 업계 관계자)
정부가 추석 명절을 앞두고 식품·외식물가 인상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8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서초구 한국식품산업협회에서 22개 식품·외식업계 최고경영자(CEO) 및 고위 관계자들과 물가 안정 간담회를 열었다.
한 차관은 간담회에서 "식품·외식 업계의 원가부담 완화, 규제 개선 사항을 적극 발굴해 식품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폭넓게 논의하고 이를 통해 식품·외식업계가 물가안정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34개 주요 식품원료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 면세농산물 등에 대한 의제매입세액 공제한도 상향, 영세 개인음식점의 의제매입세약 공제율 확대 적용기간 연장 등 식품·외식업계의 원가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한 정부 역할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날 참석한 외식업체 CEO들은 "정부의 물가 안정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에 속앓이를 하는 분위기다.
특히 원자재 가격이 너무 오른 데다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배달비가 너무 올라 '일종의 통행세'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배달을 통해 나오는데 배달 비용이 너무 올라 일종의 통행세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매출의 20%가 배달비로 나가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서 정부가 배달 플랫폼 가격 안정화를 위해 신경을 써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점주들이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제품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들이 외면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 치킨 프렌차이즈 관계자는 "2021년 이후 소비자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 원자재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어 가맹본부의 원자재 단가가 4% 인상됐지만 내부적으로 감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맹점은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원자재 가격은 물론, 인건비, 배달 플랫폼 비용 등이 많이 올라 수익성이 안 좋은 상황이라 점주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본부 측에 가격 인상을 계속 요청하고 있다"며 "시장에서 판매하는 치킨도 프랜차이즈 치킨과 가격이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차관은 이에 대해 "지난 폭우때 육계 피해 농가가 많고 닭고기 수요가 늘어 닭고기 가격 안정을 위해 해외 수입을 늘리고 있다"며 "가격 인상은 잡았으나 인하하는 것은 어려워 지속적으로 관심 갖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올해 가격을 인상한 피자헛 등 외국계 프랜차이즈는 이번 간담회에 부르지 않고 국내 업체들만 불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에 참석한 스타벅스는 외국계 브랜드이지만 국내 법인(SCK컴퍼니) 지분의 과반(67.5%)을 신세계그룹 이마트에서 보유하고 있다.
한 외식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원가부담은 외식업계가 모두 똑같이 느끼는 건데 사실상 국내 기업들만 부른 상황"이라며 "외국계 기업들은 눈치를 덜 봐도 되는 건지, 이런 부분에 대해 고르게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식품업계도 비슷한 물가 안정과 관련해 비슷한 반응이었다. 식품 업계의 한 CEO는 "정부와 기업이 함께 가격 물가 안정 위해 노력하자는 자리였고, 참여 기업들 대부분이 가격 인상을 자제하겠다고 했다"며 "(인하 계획에 대해선) 유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추석을 앞두고 가격 인상 자제에 동감하는 분위기지만 라면·과자·제빵 업체 등 식품 업계가 올해 가격을 인하해 수익성이 안 좋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식품·외식업체들은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해 당분간 가격 인상 계획이 없거나 인상 시기를 늦추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차관은 이날 식품·외식업계와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많은 업체가 인상 가격 인상 계획이 없거나 늦추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본적으로 정부는 최대한 가공식품과 외식에서 원가를 줄일 수 있는 부분에 있어 동참해달라고 했다"며 "일방적으로 기업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고 정부가 최대한 원가 절감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차관은 간담회에서 정부의 물가 안정 노력에 부응해 기업들도 적극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구체적으로 가격 부담 완화에 동참해줄 수 있는지 물었고, 기업들도 최대한 가격 인상을 억제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이날 외식 업계 간담회에는 윤진호 교촌에프앤비 대표이사, 김태천 제너시스BBQ 대표이사, 이훈종 bhc 부사장, 강형준 명륜진사갈비 대표이사, 이재욱 피자알볼로 대표이사, 문수현 맘스터치앤컴퍼니 전무, 김신영 투썸플레이스 전무, 김복미 걸작떡볶이 대표, 김혁용 롯데GRS 팀장, 유상엽 스타벅스코리아 팀장, 김대권 한국외식산업협회 부회장, 김상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실장이 참석했다.
식품 업계에서는 김상익 CJ제일제당 식품한국총괄, 황성만 오뚜기 대표이사, 이병학 농심 대표이사, 김성용 동원F&B 대표이사, 황종현 SPC삼립 대표이사,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이사,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이사, 김진홍 풀무원식품 대표이사, 김광수 동서식품 대표이사, 이인기 매일유업 전무, 최성철 롯데웰푸드 상무, 신동승 오리온 상무, 김명철 한국식품산업협회 부회장이 참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Juno22@newsis.com, jd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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