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위함 낙찰 실패’ 가처분 소송…“규정 비합리적” vs “기관 재량”

간발의 차로 해군 차기 호위함 건조사업 낙찰에 실패한 HD현대중공업이 방위사업청과 선정 기준 등을 놓고 법정 공방을 벌였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박범석)는 오늘(8일) HD현대중공업이 방사청을 상대로 제기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확인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 기일을 열었습니다.

HD현대중공업 측은 “다른 항목에서 경쟁사보다 1.65점 앞서는데 보안사고 관련 항목으로 1.8점 감점됐다”면서 “감점 기준에 관한 규정이 비합리적이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감점 기준이 개정된 경위를 방사청에서 말해주지도 않고 왜 떨어졌는지 정도는 알게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방사청 측은 “감점 기준을 정하는 것은 입찰 기관의 재량이다”면서 “HD현대중공업이 탈락한 이유는 1시간 30분 분량의 브리핑으로 이미 사측과 공유했다”고 맞섰습니다.

보조참가인 자격으로 심문에 참여한 한화오션 측은 “HD현대중공업 관계자가 낸 보안사고는 방산업체 지정제도가 시행된 1970년대 이래로 최대 규모의 조직적 불법행위다”면서 “1.8점 감점은 불법성에 비하면 과소한 조치”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7월 방사청은 울산급 배치Ⅲ 5·6번함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오션을 선정했습니다.

한화오션은 100점 만점에 91.8855점을 얻어 HD현대중공업을 0.1422점 차로 제쳤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군사기밀을 촬영해 사내에 공유한 회사 관계자가 지난해 11월 유죄판결을 받으면서 이번 입찰 평가에서 보안 점수가 1.8점 깎였습니다.

이에 HD현대중공업은 보안 점수 감점이 당락을 결정하는 기준이라면, 기술력 우위가 아닌 감점 여부가 수주를 사실상 좌우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지난달 8일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HD현대중공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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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기자 (hojoon.lee@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