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돈 맡기는 블로거…부자되려면 ‘이것’부터 하라는데 [Books]

김슬기 기자(sblake@mk.co.kr) 2023. 9. 8.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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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를 읽는 힘
메르 지음, 토네이도 펴냄
배테랑 금융전문가 메르가 전하는
돌고 도는 돈의 흐름을 읽는 방법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할수록
새 관점에서 정보를 읽는 힘 생겨
세계적인 2차전지 열풍의 원인 등
시대를 앞서가는 투자전략 알려줘
[사진 출처=픽사베이]
지식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이 말이 ‘메르’보다 어울리는 작가는 없다. 블로그에 매일 밤 자정, 세계 경제와 정치를 하나로 꿰는 글을 올린지 1년 만에 10만명의 구독자를 모았다. 최고경영자(CEO)와 오피니언 리더들이 앞다퉈 글을 읽으면서 적어도 투자 좀 한다는 이들 사이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됐다.

삼성그룹과 GE 등에서 금융기관과 기업체, 펀드 등의 각종 금융 위험 대비책을 강구한 위험관리 전문가인 저자는 누적 30조원 이상의 투자를 최종 검토·승인한 금융권의 베테랑이다. 큰돈이 움직이는 실전을 통해 세상을 연결해서 보는 새로운 시각을 만들 수 있었다고 고백하는 저자는 “정보의 질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정보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이라면서 “강대국들은 핵심 이익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이것을 침해받으면 전쟁까지 불사한다. 뉴스를 접할 때 그것이 어떤 강대국의 핵심 이익 영역인지 주의 깊게 보자. 대형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왜 반도체를 패권 국가 경쟁의 핵심이라고 하는지, 2차 전지가 그토록 화제가 되고 있는지, 희토류는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등에 관한 분석을 들려준다. 또 미국이 금리를 빠르게 올려도 일본이 따라서 올리지 못하는 내막 등 투자자에게 필요한 지식도 알려준다.

1%를 읽는 힘
이 책의 백미는 흐름을 연결해 투자의 기회로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4장이다. 기후변화가 가져오는 투자 기회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무역풍이 태평양 바닷물을 동에서 서로 밀면서 중앙부에는 따뜻한 해류가 흘러 풍부한 어장이 형성된다. 에콰도르 어부들은 성탄절이 되면 몇 년에 한 번 어획량이 감소하는 패턴을 발견했다. 어민들은 이를 ‘아기 예수가 주는 휴가’라는 뜻의 엘니뇨란 이름을 붙였다. 태평양 중앙부 해류가 2도 이상 3개월 넘게 올라가면 슈퍼 엘니뇨라 부른다. 가장 최근 슈퍼 엘니뇨가 온 2015년 겨울 한국에서는 빙어 축제가 취소됐다.

8년 만인 2023년 슈퍼 엘니뇨의 징후가 보도됐다. 5월 해수면 온도가 100년 중 가장 높은 온도가 기록됐다. 올여름 전 세계적 폭염이 휩쓴 배경이다. 인도와 동남아의 밀 수확 시기는 6월로 직전인 4~5월 기상이 중요한데 폭염이 오면 작황이 떨어진다. 이상기후로 곡물가가 오르면 보통 6개월 후행해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친다.

기상이변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최근의 폭염은 그린택소노미를 강화하고 있다. 에너지원의 친환경 여부를 분류하는 체계를 통해 많은 경제 활동의 성패가 갈린다. 현대차가 EU로 수출할 때 그린택소노미에 들어가지 않는 석탄 발전으로 만든 전기로 차를 만들면 탄소세를 내야 한다. 신재생 에너지로 만든 차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미국에는 대규모 전력 저장소가 거의 없고 매일 사용하는 전력을 항상 새로 만들고 있어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비중이 늘수록 과소 혹은 과다 발전에 대한 대응이 힘든 상태다. 중국과 미국은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 확대를 다른 방향으로 추진 중이다. 중국은 190조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신재생 발전 주변에 전기저수지를 만든다. 2025년까지 차의 20% 이상을 신에너지 자동차로 채운다는 계획으로 2025년까지 100기 이상의 원자로를 깔고 있다.

미국은 주택용 ESS 상용화에 중점을 둔다. 민간 기업인 테슬라가 에너지 거래 플랫폼을 상용화한 슈퍼차저는 단지 충전소가 아니라 에너지 거래소로 이들의 캐시카우다. 한국도 버려지는 에너지가 많다. 현 정책대로면 단가가 가장 비싼 LNG 발전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기후위기 시대에 제대로 된 에너지 믹스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정체가 궁금한 저자가 알려주는 또 다른 조언이 있다. 그는 종이 명함집이 6권 있다. 명함 중에는 2008년 금융위기 때 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회사 직원도 있다. 위기 2년 전 이 회사에 가보고 모기지 시장에 문제가 있다는 확신을 가져 주택담보대출에 보험을 들었고, 타격 없이 금융위기를 극복했다. 당시 이 회사 임원은 자신감에 차 있었고, 위험관리 임원은 의기소침했다. 이 만남이 큰 위기를 이길 힘이 됐다. 저자는 투자 시 서류만 보지 않고 직접 만나보는 것은 ‘거래상대방 위험’을 줄여준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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