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체험학습 노란 버스 논란 지속… 교사들은 '고소 걱정'

전국 유치원·초등학교 교사 10명 중 3명이 현장체험학습에서 발생하는 학부모 민원과 고소·고발을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노란버스 논란과 관련해 유치원·초등학교 교사들이 현장체험학습에서 발생하는 학부모 민원과 고소·고발을 걱정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지난 7일부터 이틀 동안 전국 유치원과 초등학교 교원 1만21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현장체험학습 관련 긴급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민원·고소·고발 걱정된다'는 답변은 97.3%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이어 '현장체험학습 중에 일어난 일로 민원, 고소·고발 경험이 있었거나 학교 또는 동료가 이를 겪었던 적이 있었나'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30.6%로 조사됐다. '그렇지 않다' 46.7%, '잘 모르겠다' 22.6%였다.

교총은 이번에 단속 유예가 된 어린이 통학버스에 대해 "현장 교원들은 단속 유예라 해서 불법이 합법이 되지 않으며 사고 시 학부모들의 민·형사 소송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 당국에서 책임지겠다고 밝힌 부분을 신뢰하지도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2학기 현장체험학습 시행 상황은 '계획한 일정상 부득이 진행키로 했다'(30.5%), '위법행위로 판단해 취소했다'(29.7%), '현재 논의 중이다'(29.6%)가 비슷한 비율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지난 7월 교육부와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전세버스 업계에 '현장체험학습 등에 전세버스를 운행할 때 어린이 통학버스 신고를 준수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장체험학습에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관광용 전세버스 사용을 금지한 것이다. 어린이 통학버스는 전체를 노란색으로 도색하고 어린이 체형에 맞는 안전띠, 개방 가능한 창문을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2학기 시작을 앞두고 조건에 맞는 차량을 구하지 못해 체험학습을 취소하는 학교가 속출했고 경찰청은 지난달 25일 교육부에 "현장 혼란을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할 때까지 계도·홍보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교총은 "이번 사태의 원인은 정부가 법령 정비를 적절한 때 하지 못하고 교원 보호 장치조차 마련하지 못한 것"이라며 "현장체험학습 시행을 독려하는 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연기, 취소, 위약금 문제를 학교나 교원에게 전가하는 것은 있을 수 없으며 시·도교육청이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린이 통학버스와 관련한 논란이 계속되자 교육부는 지난 7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교육국장, 경찰청·전세버스연합회·손해보험사 측과 회의를 열어 제도 개선 추진 상황을 공유하고 현장체험학습을 다시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국회도 (어린이 통학버스 이용 대상에서) 현장체험학습 이동을 제외하는 법안을 발의했다"며 "보다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경찰청 등 관계 부처와 지속해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최자연 기자 j27nature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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