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점수’ 감점에 차기 호위함 사업 탈락···HD현중 “평가 비합리적” vs 방사청 “입찰기관 재량”

법원

해군 차기 호위함 건조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탈락한 HD현대중공업이 방위사업청과 적정기준이 무엇인지를 두고 법정 공방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박범석)는 8일 HD현대중공업이 방사청을 상대로 낸 우선협상대상자 지위확인 등을 위한 가처분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방사청은 지난 7월 울산급 배치 Ⅲ 5·6번함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오션을 선정했다. 한화오션은 100점 만점에 91.8855점을 얻었다. HD현대중공업은 91.7433점으로 간발의 차로 탈락했다. 군사기밀을 촬영해 사내에 공유한 회사 관계자가 지난해 11월 유죄판결을 받으면서 이번 입찰 평가에서 보안점수가 1.8점 깎인 게 탈락에 크게 작용했다는 게 HD현대중공업 측 입장이다.

HD현대중공업 측 대리인은 이날 “다른 항목에서 경쟁사보다 1.65점을 앞서고도 보안사고 관련 항목으로 1.8점이 감점됐다”고 주장했다. 약 2년 동안 보안사고 감점 관련 규정이 세 차례나 바뀌면서 강화된 감점 기준이 HD현대중공업에만 소급 적용돼 비합리적이라고도 했다.

이에 방사청 측은 “감점 기준을 정하는 것은 입찰 기관의 재량”이라며 “HD현대중공업이 탈락한 이유는 1시간30분 분량의 브리핑으로 이미 사측과 공유했다”며 맞섰다. 이날 재판에 보조 참가인으로 참석한 한화오션 측은 “HD현대중공업은 장기간 조직적으로 다수의 군사비밀을 불법으로 탐지하고 수집했으며, 1.8점 감점은 불법성에 비해 과소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HD현대중공업은 보안 점수 감점이 당락을 결정하는 기준이라면 감점 여부가 수주를 사실상 좌우하게 된다며 지난달 8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