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선생님"…대전 사망교사, 신체 기증하고 떠나

긴급 이식 필요한 환자에게 피부 기증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진 대전 초등학교 교사가 신체조직을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육 멈춤의 날인 지난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교육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서이초 사망교사 49재 추모 촛불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8일 대전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 '마지막까지 선생님이셨습니다. 어려운 결정해 주신 유가족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라는 글이 게재됐다.

유가족의 동의를 얻어 글을 올렸다는 게시자는 "선생님께서 영면 직후 화상 환자분께 피부를 기증하고 가셨다"며 "유가족께서는 장기 기증도 검토했지만, 상황이 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진행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고인의 피부는 긴급 이식이 필요한 환자에게 기증됐다는 설명이다.

게시자는 "어려운 결정을 해 주신 유가족분들께도 감사 인사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한 누리꾼은 "같은 (아파트) 라인에서 몇년 동안 아침마다 퇴근할 때마다 만나면 인사하고 이야기 나누시던 분이었다"며 "제가 아는 그 선한 선생님이라니 눈물이 난다"고 전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선생님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모든 교사들의 인권이 지켜줘야 하며 민원으로 고통 받는 교사들이 없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반드시 법적, 시스템적 개선이 있기를 바란다" "억울한 죽음의 원인을 명확히 밝혀 죄 지은 자는 벌을 받게 해야 한다"며 분노하는 반응도 있었다.

대전 지역 40대 초등학교 교사 A씨는 지난 5일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지난 7일 결국 숨졌다.

A씨는 올해로 24년차 교사로서, 2019년 대전 유성구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면서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렸고 2020년에 무고성 아동학대로 고소까지 당했다. 이후 아동학대 고소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이 나왔다.

A씨 올해 근무지를 다른 초등학교로 옮겼으나 트라우마를 호소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근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을 접하고 당시의 고통이 떠올라 힘들어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다운 기자(kdw@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