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승리 드라마' 류현진 '韓 복귀' 아닌 ML 잔류 유력! 美 현지서 '다년 계약' 전망까지 나왔다

김우종 기자 2023. 9. 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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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류현진. /AFPBBNews=뉴스1
"금전적으로 좋은 조건과 함께 다년 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

'인간승리 드라마'를 찍고 있는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다년 계약을 맺을 것이라는 현지 전망이 나왔다. 류현진을 KBO 리그 무대에서 보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8일(한국시간) 2023시즌을 잘 마무리해야 하는 예비 FA(프리에이전트) 9명을 꼽았는데, 그중에 류현진의 이름도 올라 있었다.

이 9명의 명단에는 류현진을 비롯해 맷 채프먼(토론토), 코디 벨린저(시카고 컵스), 루카스 지올리토(클리블랜드 가디언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시애틀 매리너스), 애런 놀라(필라델피아 필리스),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루이스 세베리노(뉴욕 양키스), 블레이크 스넬(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포함됐다.
◆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정상 궤도에 오르려면 시간 걸려... 그런데 류현진은 다르다"
먼저 이 매체는 "통상적으로 투수들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은 뒤 복귀하고 나서 정상적인 궤도에 오르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 그렇지만 류현진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류현진은 수술을 받은 다른 투수들과 다르다는 이야기였다.

이어 "류현진은 부상자 명단에서 자신의 이름이 제외된 이후 7차례 선발 등판, 34이닝 동안 2.65라는 눈부신(sparkling) 평균자책점 및 1.06의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를 기록했다. 그러면서 류현진은 올 시즌 두 차례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알렉 마노아의 자리였던 5선발 공백을 메웠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수술 이후 복귀하자마자 일반적인 투수들과 다르게 빨리 정상 궤도를 밟은 류현진을 칭찬한 것이다.

류현진이 지난 7일(한국시간) 오클랜드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MLB.com은 계속해서 "지금 류현진은 36살이다. 따라서 FA 자격을 취득했을 때,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4년간 80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지는 못할 것(Now 36, Ryu isn't going to get a deal like the four-year, $80 million contract he signed the last time he reached free agency)"이라고 냉철하게 평가했다.

류현진은 2019시즌을 마친 뒤 LA 다저스를 떠나 4년 8000만 달러(1060억 원)의 FA 계약을 맺고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입성했다. 그리고 4년이 흘러 메이저리거로서 두 번째 FA 계약을 바라보고 있다. 다만 아무래도 4년 전과 비교해 나이가 많아졌기에, 매체 역시도 그때와 같은 규모의 초대형 계약은 맺을 수 없다고 전망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 매체는 류현진의 장기 계약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MLB.com은 "그러나 류현진이 만약에 현재와 같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금전적으로 좋은 조건과 함께 다년 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However, if he keeps rolling like this he could put himself in line for a lucrative multiyear pact)"이라면서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그럴 가능성이 희박해 보였지만"이라고 주장했다.

류현진이 7일(한국시간) 오클랜드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류현진은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뒤 약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재활에 몰두했다. 이어 지난 8월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을 통해 복귀했다. 볼티모어는 현재(8일 기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는 강팀. 당시 류현진은 5이닝 동안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4실점(4자책)을 기록하며 아쉽게 패전을 떠안았다. 결과적으로 아메리칸리그에서 최강 화력을 자랑하는 볼티모어 타자들이 류현진의 공을 잘 쳐낸 셈이었다.

그러나 이후 류현진은 본격적으로 예전과 같은 위용을 찾기 시작했다. 8일 클리블랜드전에서는 4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은 채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노히트 행진 속에서 완봉승 페이스를 보여줬으나, 불운하게도 4회 투구를 마치는 과정에서 상대 타자의 강습 타구에 무릎을 맞았고, 결국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러나 이날 류현진의 투구는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류현진은 타구에 무릎을 맞았지만, 이후에도 다시 씩씩하게 마운드에 올라 자신의 공을 뿌렸다. 14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류현진은 5이닝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2자책) 역투를 펼친 끝에 감격스러운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지난해 5월 27일 LA 에인절스전 이후 444일 만에 맛본 승리였다. 이어 21일 신시내티전에서는 5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하며 2연승에 성공했고, 28일 클리블랜드전에서도 5이닝 4피안타(2피홈런) 5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호투하며 마침내 3연승을 달렸다.
◆ 구속이 투수의 전부는 아니다, 류현진이 증명... 9월에도 계속되는 호투 행진
무엇보다 류현진은 투수에게 있어서 구속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매 경기 증명하고 있다. 비록 속구 최고 구속은 145km 정도에 머무르고 있지만, 화려한 완급 조절과 함께 커브와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어 구사하며 '아트 피칭'을 펼치고 있다. 류현진 스스로도 자신의 커브에 대해 "100점 만점에 100점을 주고 싶다"며 환하게 웃기도 했다.

9월에도 류현진의 호투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일 콜로라도를 상대로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쿠어스필드에서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승리 자격과 함께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불펜진의 방화로 아쉽게 승수를 챙기지 못한 류현진이었다. 이어 7일에는 오클랜드를 상대로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2실점을 마크했다. 비록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오며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5경기 연속 5이닝을 소화하며 자신의 내구성을 증명했다. 또 지난달 8일 클리블랜드전 이후 6경기 모두 2자책점 이하로 막아내는 저력을 보여줬다. 류현진의 올 시즌 성적은 3승 2패 평균자책점은 2.65. 34이닝을 던지면서 28피안타 8볼넷 28탈삼진 15실점(10자책)을 기록 중이다.

류현진(왼쪽)이 7일(한국시간) 오클랜드전 4회 카를로스 페레스에게 홈런을 맞은 뒤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7일(한국시간) 오클랜드전에서 투구하는 류현진. /AFPBBNews=뉴스1
미국 현지에서도 류현진의 연이은 호투에 칭찬을 쏟아내고 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구단은 류현진을 향해 "몬스터 마스터 클래스", "류현진 폼 미쳤다"라는 등의 수식어를 붙이며 찬사를 보냈다. 동료들도 칭찬 일색이다. 과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류현진과 많이 상대했다가 지금은 한솥밥을 먹고 있는 벨트는 "류현진은 투구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류현진이 마운드 위에서 어떤 무기를 가졌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는 그런 무기를 갖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투수다. 류현진은 상당히 빠른 템포로 투구한다. 그런 투수의 뒤에서 경기하는 건 상당히 즐거운 일"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확실히 다른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선수들과 차이를 보이는 게 기적이라 할 만하다. 캐나다 지역지 토론토 스타의 칼럼니스트 마이크 윌너는 자신의 SNS를 통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뒤 14개월 이상 재활에 전념한 선수가 이런 좋은 제구력을 보여준다는 사실이 무척 놀랍다. 대부분의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투수들은 가장 늦게 찾는 게 제구력인데"라면서 감탄을 금치 못했다. 또 미국 야구 통계 매체 팬그래프는 "류현진이 첫 번째와 두 번째 팔꿈치 수술 사이에 18년이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썼다"면서 "류현진은 2021년 이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14명 중 재기에 성공한 3명 중 한 명"이라고 전했다. 이제 류현진은 미국 현지에서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의 모범 사례로도 언급되고 있다.

이런 폼이라면 류현진은 내년에도 메이저리그에 남아 선발진의 한 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현지 매체의 전망대로 다년 계약 가능성 역시 충분해 보인다. 만약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남지 않고 한국으로 복귀한다면 '친정팀' 한화 이글스로 돌아와야 한다. 그렇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럴 시나리오가 현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낮아 보인다. 이제 류현진은 오는 12~14일 홈구장에서 펼쳐질 예정인 텍사스 레인저스와 3연전에 선발 등판, 4승 사냥에 도전한다.

류현진. /AFPBBNews=뉴스1
2일(한국시간) 콜로라도전에서 투구하는 류현진. /AFPBBNews=뉴스1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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