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정리했어요” 9회 4점차 도루→사구→벤클→염갈량과 강철매직, 속마음이 궁금해(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잘 정리했어요.”
7일 수원 KT-LG전 막판이 좀 어수선했다. LG가 7-3으로 앞선 채 9회초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 들어갔다. 1사 1,3루 찬스를 잡자, 염경엽 감독이 1루 주자 김현수를 대주자 최승민으로 바꿨다. 그리고 최승민이 2루 도루에 성공했다.
그런데 최승민이 2루 도루를 할 때, KT 내야진이 주자들을 견제하지 않고 베이스 뒤로 물러난 상태였다. 통상적으로 KT 내야진이 주자 견제를 안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데, 결국 경기를 어느 정도 놨다는 뜻이다.
이후 상황이 묘했다. 정주현이 상대 2루수 실책으로 출루하면서 LG가 2점을 뽑자, 마운드의 KT 하준호가 급격히 흔들렸다. 문보경을 볼넷으로 내보내더니, 오지환과 문성주, 박해민을 잇따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다. 특히 문성주와 박해민의 사구로 LG가 추가 2득점하면서 9회 4득점, 빅이닝이 완성됐다.
이때 박해민이 기분 나쁜 표시를 하자 두 팀 선수들이 소프트한 벤치클리어링을 했다.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이 과정에서 KT 고참들이 하준호의 고의성이 없었다고 적극적으로 LG에 해명했다. 이 부분에 대한 양 팀의 오해는 차단됐다. KT로선 9회 4점 뒤진 경기에 투수를 추가로 소모하기에도 애매했다.
한편으로 KT 이강철 감독 역시 격앙된 모습이 중계방송에 고스란히 잡혔다. 경기 후 이강철 감독과 염경엽 감독이 따로 상황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황상 KT로선 위에 거론한 9회초 상황서 내야진을 뒤로 물렸는데 LG의 9회 4점차 도루에 자극을 받았을 수 있다.
염경엽 감독이 경기 후 손가락 4개를 펴는 장면이 역시 중계방송에 잡히기도 했다. 실제 10개 구단 감독들이 감독자회의에서 7회 7점차 이상이면 이기는 팀이든 지는 팀이든 도루를 하지 말자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로선 4점차였으니 도루를 할 수 있다고 볼 수도 있었다. 반면 KT로선 경기를 놨다는 메시지를 줬으니 도루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LG 염경엽 감독은 8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이강철 감독과) 잘 정리했어요”라고 했다. 구체적인 설명, 언급을 삼갔다. 이제 두 팀의 다음 맞대결이 흥미롭게 됐다. 두 팀은 20일 수원, 26~27일 잠실에서 각각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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