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만든 가장 비싼 단일 건축물 'ISS'…재건축도 되나요?
1998년 첫 운행…23개국 참여
축구장 크기…건설비 185조원
우주비행사 7명 밀키트로 식사
과학 실험하고 식물 재배 연구
"2030년까지 운영" 잠정 결정
추락시킬지, 재활용할지 논의
8일 현재 지구 위 400㎞ 우주에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 이곳에 머무는 우주비행사는 총 7명이다. 미국 스페이스X 일곱 번째 ISS 유인 수송 임무(크루-7)를 수행하고자 4명의 승무원이 최근 새로 합류해 임무 교대를 했다. 인류가 무중력에 가까운 우주 공간에서 장기간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ISS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살펴봤다.
○초속 7.5㎞ 공전 ‘185조원’ 건물
ISS는 1998년 11월 첫 모듈이 궤도에 오르며 운행을 시작했다. 2021년 11월 마지막 모듈이 조립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러시아연방우주국(ROSCOSMOS), 유럽우주국(ESA),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등이 힘을 모았다. 기술 지원 등에 참여한 것까지 감안하면 총 23개국이 손을 보탰다.
ISS의 전체 길이는 108.5m, 폭은 72.8m다. 축구 경기장과 비슷한 크기다. 16개 모듈과 금속 트러스(골조), 태양전지판 등으로 구성됐다. 이 중 사람이 실제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은 931㎥에 불과하다. 대형 민간 여객기 내부 공간 수준이다. 총질량은 419t. 미국의 우주왕복선 또는 러시아의 소유스 로켓이 구조물을 40여 차례 실어 나른 뒤 로봇팔로 조립됐다. 총건설비는 1400억달러(약 185조원) 이상 투입됐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두바이 ‘부르즈칼리파’ 건설비용(240억달러)의 약 6배다.
ISS는 초속 7.5㎞(시속 2만7000㎞)의 속력으로 지구를 돌고 있다. 지구를 하루 15.54번 공전한다.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92분이다. 대기와의 미세한 마찰로 ISS는 조금씩 속도가 줄어든다. 궤도를 유지하기 위해 한 달에 한 번 러시아 로켓 엔진으로 가속한다. ISS는 지구에서 보이는 물체 중 태양과 달에 이어 세 번째로 밝은 물체이기도 하다.
○진공 포장 ‘밀키트’로 식사
ISS에 체류하는 승무원들은 오전 6시에 일과를 시작한다. 아침 식사를 한 뒤 오전과 오후에 계획된 과학 실험 및 ISS 정비 활동을 한다. 미세중력 상태에서 신소재를 합성하는 연구, 줄기세포의 생산성을 높이는 연구 등을 하고 있다. 고추와 같은 식물 재배가 가능한지도 테스트한다.
근육량을 유지하기 위한 운동 등으로 자유시간을 보낸 승무원들의 취침 시간은 밤 9시30분 안팎이다. 침실은 사람 크기의 개인 방음 부스다. ISS에는 총 6개의 침실이 있다. 약 1주일의 임무 교대 기간에 침실을 배정받지 못한 승무원은 개인 침낭을 비어 있는 벽 공간에 설치해 사용한다.
ISS의 음식은 대부분 플라스틱으로 진공 포장돼 있다. 중력이 없어 식욕을 잃은 승무원들을 위해 지상의 요리보다 더 많은 향신료를 사용해 밀키트 형태로 조리됐다. 새로 화물선이 도착했거나 과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날에만 신선한 과일 등을 특식 형태로 먹을 수 있다.
음료는 탈수 분말 형태로 제공된다. 마시기 전 물과 흔들어 섞은 뒤 빨대로 마신다. 화장실은 진공 호스를 신체에 밀착해 이용한다. 샤워는 물로 헹구지 않아도 되는 우주비행사 전용 액체비누 등을 사용해 이뤄진다.
4명의 승무원이 ISS에 6개월 동안 체류하기 위해서는 식량 등 평균 2.72t의 공급품이 필요하다. 로켓으로 짐을 운반하는 비용은 ㎏당 9만3400달러다. 매년 운영비가 40억달러(약 5조3000억원) 이상 투입되는 이유다.
○2031년 추락과 재건축 ‘기로’
ISS의 막대한 유지 비용은 논란거리다. 2018년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ISS 운영 비용을 더 이상 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국제 협력 유인 우주 탐사 프로그램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달 정거장 ‘루나 게이트웨이’ 건설이 구체화하고, 정거장 운영의 주요한 축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벌이며 ISS는 2030년 12월까지만 운영하기로 잠정 결정됐다.
NASA는 ISS의 수명 등을 고려해 2026년부터 인위적인 가속을 하지 않을 예정이다. 궤도가 수년에 걸쳐 점점 낮아진다는 뜻이다. 정거장을 다시는 우주로 끌어올릴 수 없는 고도(약 280㎞)가 되면 반대로 대기권에 밀어 넣는 작업을 시작한다. ISS의 추락 궤도를 통제하기 위해서다.
ISS는 대기와의 마찰로 인해 불이 붙은 채 산산조각 날 전망이다. 419t에 달하는 파편이 흩어지는 범위는 최대 6000㎞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우주선의 무덤으로 사용되는 ‘포인트 니모’에 추락시키는 것이 NASA의 현재 계획이다. 포인트 니모는 뉴질랜드와 남미 대륙 사이 남태평양 광활한 해상에 있다.
ISS를 추락시키는 것이 자원 낭비라는 의견도 있다. 이에 미국의 우주 벤처기업 시스루나인더스트리, 일본 스타트업 아스트로스케일 등은 ISS 재건축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다. 우주에 고철 처리장을 인공위성의 형태로 마련하고, ISS의 모듈과 트러스, 패널 등을 해체한 뒤 녹여서 다시 사용하자는 것이다. 게리 칼넌 시스루나 최고경영자(CEO)는 “ISS를 재활용하는 고철 처리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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