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무성했는데…'이재명 단식' 큰 관심 끌지 못한 까닭은 [신현보의 딥데이터]
'이재명 단식' 검색량 하락세…각종 논란 유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 농성이 일주일을 넘긴 가운데, 그의 단식을 두고 여러 가지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출퇴근 단식'에 진짜 단식이 맞냐는 의혹이 이어지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단식의 실효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여기에 이 대표의 극렬 지지자들인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들이 보수 유튜버와 충돌하는가 하면, 국회 안 자선 바자회에서 "대표가 단식 중인데 왜 음식을 파냐"면서 난동을 부려 경내 경찰까지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정치권 최후의 보루로 여겨져 왔던 단식이 유달리 이번에는 정치적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 대표의 단식에 부정적 당내 목소리가 터져나오는가 하면 당정인사들의 발걸음은 찾아볼 수 없다. 유일하게 단식장을 찾은 것은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뿐이다. 그가 방문한 이유 또한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자신을 "북한에서 온 쓰레기"라고 목소리를 높인 박영순 민주당 의원 등의 막말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서였고 당 관계자들이 이를 저지하느라 현장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단식 현장 첫날부터 등장한 보온병 안 물체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뒤따랐다. '방탄 단식', '국면 전환용 단식', '웰빙 단식', '출퇴근 단식', '내로남불 단식' 등 수식어가 한둘이 아니다.
이제는 이 대표의 지지자들이 국회에 몰리면서 또 다른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8일 국회 안에서 개딸들이 보수 유투버와 싸우거나 자선 바자회를 향해 목소리를 높이는 일도 발생해 경내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문제는 이렇게 각종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대통령실은 이 대표의 요구에 별다른 반응을 안 보이고 있는 데다 이 대표의 단식은 대중의 관심을 그다지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검색량 지표인 구글 트렌드에서 '이재명 단식' 키워드의 검색량은 단식이 시작된 지난 8월 31일 이후 각종 논란이 있었을 때만 일시적으로 상승했을 뿐이다. 지난 1일에는 지표가 100에 달하기도 했으나 점차 내려가더니, 단식 사흘 차인 3일부터는 20 아래로 떨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또 이후 관련 검색량이 0을 기록하는 시간대가 6번이나 나왔다. 해당 지표는 100을 최대치로 두고 상대적인 추이를 나타낸다.
관련 검색어를 보면 그의 단식보다 대중들은 다른 곳에 관심을 더 보이고 있다. 급상승 관련 검색어 상위권에는 '황교안 단식', '간헐적 단식', '김성태', '태영호', '민주당 지지율'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국갤럽 직전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윤석열 정부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던 민주당은 이번주 7%포인트 급등하며 국민의힘과 동률을 이뤘다. 하지만 이 대표가 줄곧 1위를 기록해왔던 차기 대권 선호도 조사에서 직전 조사 대비 3%포인트 하락한 19%를 기록하면서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소폭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인 12%를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내에서마저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냉소적인 반응이 나오면서 내부 갈등도 이어진다. 5선 이상민 의원은 5일 페이스북을 통해 "명분도 실리도 별로 없다. 공감을 얻기도 어렵다. 여론은 매우 냉소적이다"며 단식 중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지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라면서 "민주주의 파괴에 치열히 맞서 싸웠던 그때 초심을 잃지 않고 당당히 직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단식 농성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과거 2016년 성남시장 시절 지방재정 개편안에 반대하며 단식농성을 벌이다 당시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의 약속을 받고 10일 만에 중단했다.
이번에 이 대표가 무기한 단식에 돌입하며 요구한 것은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대통령 대국민사과 △국제해양재판소에 일본 오염수 방류 제소 △국정 쇄신 및 개각 등이다.
과거 단식 때 자신의 입장을 어느 정도 관철한 이 대표가 이번 단식 10일 차에 찾는 곳은 검찰이다.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9일 수원지검 출석을 앞두고 있다. 이번이 이 대표의 5번째 검찰 출석이다. 그의 단식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 클래식과 미술의 모든 것 '아르떼'에서 확인하세요
▶ 한국경제·모바일한경·WSJ 구독신청하기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中, 대만 침공하면…" 인도의 놀라운 전쟁 대응 시나리오
- "이건 상 줘야 한다" 극찬…박용만 회장이 3대째 탄다는 車
- 中 화웨이 최신폰 해체했더니…SK하이닉스에 '불똥'
- "중국 공무원 아이폰 쓰지 말라"…애플 253조 증발 '날벼락'
- "그때 살 걸 그랬나"…7억 하남 아파트, 8개월 만에 '반전'
- 정태우 아내 장인희 "승무원 천직이라 생각했는데…퇴사"
- "1000년 전 미라가 머리카락 풍성"…페루서 깜짝 발견
- 연봉4500·무남독녀 화가 의뢰인 "연 매출 100억 가업 승계자 만남 원해"
- '80대 배우' 알 파치노 아들 낳은 29세 여자친구, 양육권 신청
- "삼각김밥 먹고 15시간 일해요"…16세 '택배기사' 용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