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택배, 낮엔 식당, 야간 경비... 16세 가장 용일이의 하루
아픈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대신해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한 채 하루 15시간씩 일하는 용일(16) 군의 사연이 전해졌다.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은 최근 유튜브를 통해 ‘가족돌봄청소년 지원 캠페인’의 하나로 용일 군의 사연을 소개했다. 또래의 경우 고등학교에 진학했을 나이이지만 용일 군은 학교 대신 일터로 나가기 시작했다. 어릴 적부터 용일 군을 돌봐주셨던 할아버지는 파킨슨병과 암 투병으로 일상생활이 힘든 상태이며 아버지는 교통사고 이후 뇌출혈을 겪고 지적장애를 얻었다. 결국 용일 군은 세 식구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중학교 2학년 2학기 때부터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용일군의 하루는 새벽 3시 택배 배달 아르바이트로 시작한다. 이후 낮에는 식당 아르바이트를 해 돈을 벌고 밤에는 야간 경비를 서며 하루 꼬박 15시간씩 일한다. 이외에도 선팅 업체, 물류 창고 관리, 편의점 알바 등 어린 나이에 할 수 있는 일은 모든 해왔다고 한다.
이렇게 일하다 보면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날이 대부분이다. 계단에 쪼그려 앉아 잠시 눈을 붙였고 끼니는 택배 차량 구석에서 컵라면과 김밥으로 때웠다. 용일 군은 “밥 안 먹고 그냥 넘어갈 때도 있긴 한데 보통 그냥 한 끼 정도 먹는다”며 “잠은 3시간씩 나눠서 잔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루가 조금만 더 길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용일 군은 응급구조사가 되기 위해 검정고시 준비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용일 군이 15시간씩 일해도 세 식구를 위한 의료비와 생활비를 모으기엔 부족한 형편이다. 월드비전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 용일이가 꿈을 이루기에는 버거운 게 사실”이라며 “생계비와 의료비, 교육비 지원을 위한 후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가족돌봄청년은 중병이나 장애 등으로 돌봄이 필요한 가족을 돌보거나 그로 인해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13세에서 34세까지의 청소년과 청년을 말한다. 지난 3월 국무조정실이 발표한 청년 삶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1주일에 평균 21.6시간, 매일 3시간 이상을 가족을 돌보는 데 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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