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 "고발 걱정"...발등의 불 '노란버스' 해법 마련에 다급해진 교육부

윤한슬 2023. 9. 8. 17:4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현장체험학습의 계절 가을이 다가오자 '어린이통학버스(일명 노란버스)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법제처 유권해석에 교사들은 전세버스 이용 시 고발당할 걱정에 휩싸였고 체험학습을 취소하는 학교도 속출하는 상황이다.

통학버스는 어린이 체형에 맞게 조절되는 안전띠, 개방 가능한 창문 등이 설치돼 안전한 것은 맞지만 그동안 현장체험학습 때 전세버스를 이용했다는 게 문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법제처 "체험학습도 통학버스 이용해야" 유권해석
교육현장 혼란…체험학습 취소 학교도 속출
교육부, 경찰청·전세버스연합회 등과 방안 논의
노란색으로 도색한 어린이통학버스. (기사 내용과는 관련 없음) 한국일보 자료사진

현장체험학습의 계절 가을이 다가오자 '어린이통학버스(일명 노란버스)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법제처 유권해석에 교사들은 전세버스 이용 시 고발당할 걱정에 휩싸였고 체험학습을 취소하는 학교도 속출하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부랴부랴 해법 마련에 나섰지만 현장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는 최근 2일간 전국 초등교원 1만2,15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긴급 설문조사에서 '위법행위로 판단해 (현장체험학습을) 취소했다'는 응답률이 29.7%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여기에 '취소를 논의 중'이라는 답변도 29.6%라 현장체험학습을 아예 건너뛰는 학교들은 더 늘어날 예정이다.

이 같은 혼란은 지난해 10월 법제처가 '만 13세 이하 어린이들은 비상시적 현장체험학습도 어린이통학버스를 이용해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시작됐다. 통학버스는 어린이 체형에 맞게 조절되는 안전띠, 개방 가능한 창문 등이 설치돼 안전한 것은 맞지만 그동안 현장체험학습 때 전세버스를 이용했다는 게 문제다.

올해 전국에 등록된 어린이통학버스는 6,955대다. 이 중 수학여행이나 현장체험학습에 전세버스로 쓸 수 있는 대형 버스는 2,431대다. 올 상반기 전국 초등학교가 체험학습에 사용한 전세버스(4만9,860대)의 14% 수준에 불과하다.

경찰청은 당분간 단속 없이 계도만 하겠다고 밝혔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전세버스를 이용하다 사고가 날 경우 교사나 학교의 책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교총 설문조사에서도 교원의 97.3%가 '현장체험학습 중 불의의 사고로 인한 학부모의 민원, 고소‧고발 등이 걱정된다'고 답했다.

어린이통학버스를 확보하지 못한 학교들은 아예 현장체험학습을 포기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의 한 초등학교도 최근 학부모들에게 "일반 전세버스 사고가 발생하면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어 버스로 이동하는 2학기 현장체험학습을 불가피하게 무기한 연기한다"고 공지했다.

체험학습을 기다린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박지은(38)씨는 "아무리 계도기간이라도 합법은 아니라는 건데, 위험을 감수할 학교가 있겠냐"며 "아이들만 애꿎은 피해를 보게 됐다"고 말했다. 학부모 김모(36)씨는 "주변 학교가 대부분 체험학습을 연기하거나 취소했다"며 "노란버스를 보유한 사립학교들만 체험학습을 가라는 거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교육부는 혼란이 커지자 법제처에 재해석을 요청하는 한편 이날 경찰청, 전세버스연합회, 손해보험사 등이 참여하는 시도교육청 교육국장 회의를 열어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위해 관계 부처와도 협의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오늘 회의 결과는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확정되면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