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만에 '민병철 생활영어' 재출간됐지요"

권선미 기자(arma@mk.co.kr) 2023. 9. 8. 17:4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민병철 중앙대 석좌교수
생활영어 쓰던 중 '유퀴즈' 출연
녹화 때 푼 이야기서 영감얻어
에세이·영어책 합친 장르 집필
"우연의 연속인 제 인생 녹여"

"교수님, 방송 출연 문의하려고 연락드렸습니다."

민병철 중앙대 석좌교수(사진)는 작년 11월 책을 집필하던 중 전화를 받았다.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당시 민 교수는 '민병철 생활영어' 책을 출간한 지 42년 만에 새로운 생활영어 책을 집필하던 중이었다. 민 교수는 문법 중심의 한국 영어 교육을 벗어나 '실용영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든 창시자로 꼽힌다. 그가 42년 전 출간한 생활영어 책은 100만부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방송에서 10년 동안 '민병철 생활영어'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방송 교재로 1981년 '민병철 생활영어' 책을 출간했습니다. 그 책의 도움으로 이민을 간 동포들이 일자리를 구했다는 소식을 많이 들었지요. 지금은 책이 절판됐는데 아직까지 이 책을 찾아주는 분들이 많아 작년 말부터 새로운 생활영어 책을 집필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던 중 방송 출연 제의를 받아 올해 초 출연했는데, 그때 녹화 현장에서 풀어놓은 이야기가 제 삶의 축소판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민 교수는 그때까지 썼던 원고를 버리고 책의 방향을 완전히 바꿔서 방송에서 풀어놓은 이야기와 못다 한 말을 정리해 에세이와 생활영어를 합친 새로운 장르를 만들었다. 자신의 삶을 녹인 자서전과 같은 이 책의 제목은 '확실한 성공은 우연한 만남에서 이루어진다'이다. 민 교수는 "삶은 우연의 연속이며, 우연한 만남을 잘 활용하는 이만이 확실한 성공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제가 삶을 통해 얻은 지혜"라고 했다. 이 책은 지난달 31일 오후부터 오프라인 서점 에세이 코너에 진열됐다.

그는 어린 시절 호주 선교사의 아들과 친구가 돼 영어를 자연스럽게 배웠고 이를 계기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미국 한 대학에서 교수 생활을 할 때 엘리트 한국인들도 영어를 못해 낮은 처우를 받는 것을 보면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문화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이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된 MBC 특파원이 자신의 명함을 민 교수에게 줬고 한국에 오면 꼭 연락을 달라고 해 이를 계기로 영어 교육자의 길로 접어들게 됐다고 한다.

2007년에는 국내 최초로 악플 추방 운동인 '선플운동'을 창안하기도 했다. 이것도 민 교수가 뉴스를 보다가 네티즌의 악성댓글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한 연예인의 사건을 우연히 접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민 교수는 선플운동을 16년째 이어오고 있다. 올해 9월 기준 선플운동 홈페이지에는 청소년들이 올린 선플이 990만개를 돌파했고 7000여 개의 초·중·고교와 대학, 단체에서 83만명이 선플운동에 동참했다.

민 교수는 선플운동으로 우리나라가 다문화 사회로 발전하는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 나가고 있다. 일명 '다문화 가족과 외국인 존중'(K-respect) 캠페인이다. 민 교수는 "지난 3월 K-respect 행사를 열었는데, 25개국 주한 대사와 15개국 부대사가 참석했고 40여 개국 대사관에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고 했다. 당시 행사 자리에서 마리아 테레사 디존데베가 주한 필리핀대사는 "K-respect 캠페인은 한국에 거주하는 필리핀 시민들에게 큰 힘을 실어주고, 필리핀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을 대상으로도 존중 캠페인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K-respect 캠페인은 다문화 가족과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을 온라인에서부터 존중하자는 선플운동에서 시작합니다. 이번 책에는 이러한 제 인생의 이야기와 생활영어로 각 문장을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녹인 형식으로 작성했으니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으실 것이라 기대합니다."

[권선미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