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수장’ 양종희 부회장 내정, 내부에서는 '이변' 평가도…

2023. 9. 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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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차기 회장 최종 후보에 양종희 부회장 선정


KB금융지주를 이끌 수장으로 양종희 부회장(사진)이 내정됐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8일 회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 최종 후보에 양종희 후보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숏리스트 3인인 김병호(베트남 HD은행 회장), 양종희(KB금융지주 부회장), 허인(KB금융지주 부회장) 후보자를 대상으로 후보별 2시간 동안 심층 인터뷰가 진행됐다.

KB금융 측은 이날 회추위원들이 회장자격요건에서 정하고 있는 ‘업무경험과 전문성’, ‘리더십’, ‘도덕성’, ‘KB금융그룹의 비전과 가치관을 공유’, ‘장단기 건전 경영에 노력’이라는 5개 항목과 25개 세부 기준에 대한 적격성을 심도있게 평가했으며, 투표를 통해 KB금융그룹 회장으로서의 자질과 역량을 보유한 적임자가 양종희 후보라는데 최종적인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양종희 최종 후보자는 관계 법령 등에서 정한 임원 자격요건 심사를 거쳐 이사회에 회장 후보자로 추천되며, 11월 중 개최 예정인 임시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양 부회장은 국민은행의 영업점 및 재무 관련 부서 등에서 20여년간 근무했으며, 2008년에 KB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겨 주요 부서장을 맡았고, 2014년부터는 지주 전략 담당 상무, 부사장 등을 지낸 그룹 내 대표적인 전략 및 재무통이다.

지주 전략 담당 임원 시절에는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를 이끌어 낸 주역이었으며, LIG손해보험 인수 후에는 KB손해보험 대표를 2016년부터 5년간 맡으면서 KB손해보험의 순이익을 끌어올리고 그룹 핵심 계열사 반열에 올려놓는 토대를 다지면서 그룹 내 비은행 강화를 이끌었다. 2021년 부회장에 선임된 후에는 3년간 글로벌, 보험, 디지털, 개인고객, 자산관리, SME 등의 부문장을 맡으면서 그룹 내 은행과 비은행 비즈니스 영역까지 총괄 지휘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내정이 의외라는 반응이다. 은행 중심의 금융지주사인 만큼 은행장을 지낸 허 부회장이 유력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양 부회장은 윤 회장이 지주 부사장을 지낼 때 전략기획부장으로 일하며 손발을 맞춘 바 있다. 이후 양 부회장은 4년 만에 전략기획 담당 상무로 승진했다. KB금융지주는 2021년 1월 부회장직을 신설했는데 양 부회장이 가장 먼저 부회장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금융권에서는 윤 회장이 후보자들을 어떻게 평가하는 지도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추측이 있었다. 

그룹 내에서 윤 회장의 힘은 막강하다. 2014년 선임 후 3차례나 연임 기록을 쓴 윤 회장은 올 상반기에만 3조원에 가까운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4연임 도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회사 관계자는 “윤 회장은 KB금융지주를 위해서는 꼭 있어야 하는 인물”이라며 “과거 외부 인사들이 KB금융지주 내부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를 한 번에 정리한 인물이 윤 회장”이라고 평했다. KB금융지주 내에서 윤 회장이 갖는 존재감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다만 윤 회장의 성품상 이번 결정에 직접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경호 회추위원장은 양 부회장의 추천 사유에 대해 “양종희 후보는 윤종규 회장의 뒤를 이어 KB금융의 새로운 미래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갈 역량 있는 CEO 후보”라며, “지주, 은행, 계열사의 주요 경영진으로 재직하면서 쌓은 은행과 비은행 전반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뿐만 아니라 디지털, 글로벌, ESG경영에 대한 높은 식견과 통찰력까지 겸비한 후보이고, KB손해보험 사장 및 KB금융지주 부회장을 역임하면서 보여준 성과와 경영능력은 그룹의 리더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회추위는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소통하고 공감하며 솔선수범하는 리더십과 함께 양종희 후보가 제시한 KB금융의 미래에 대한 차별화된 전략과 가치 경영 그리고 강력한 실행의지와 경영철학이 높이 평가되었다”고 말했다.

양종희 최종 후보자는 “기회를 주신 회추위에 감사드리고, 아직은 후보자 신분이지만 막중한 사명감을 느낀다”며, “KB금융그룹이 시장과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금융산업의 스탠다드가 될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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