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만 158mm’ 흙탕물이 급류처럼 ‘콸콸’... 홍콩, 139년만 최대 폭우

이혜진 기자 2023. 9. 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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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각) 홍콩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도로에 차오른 물이 저지대를 향해 급류처럼 흘러내리는 모습. /엑스(트위터)
홍콩에 139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8일 침수된 도로에서 배수 직원들이 한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 / 로이터 연합뉴스

139년만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홍콩 도심이 물바다가 되면서 도시 기능이 마비됐다. 일부 저지대 도로에서는 흙탕물이 마치 급류처럼 흘렀고, 지하철역이 침수되고 운전자들은 최대 허리까지 물이 차오른 도로에 꼼짝없이 갇혔다. 당국은 학교 등 공공기관을 폐쇄하고 시민들에게 대피소로 피하라고 안내했다.

8일(현지시각) CNN, 로이터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홍콩에서 태풍 하이쿠이의 영향으로 전날 밤 11시부터 자정까지 1시간 동안 158.1㎜의 폭우가 쏟아지며 1884년 이후 시간당 강수량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5일 중국 푸젠성에 상륙한 태풍 하이쿠이는 이미 소멸됐지만, 하이쿠이가 몰고 온 저기압으로 홍콩에 엄청난 양의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전날 오후 6시쯤부터 자정까지 대부분 지역에서 70㎜ 이상의 비가 내렸고 일부 지역에서는 200㎜ 이상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당국은 흑색 폭풍우 경보를 2년만에 발령했다.

폭우로 인해 최소 1명이 사망했다. 홍콩 병원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15분 현재 110여명이 부상을 입었고 이 중 4명은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시각) 홍콩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홍수가 발생하면서 한 동네에 담을 넘어 물이 넘쳐 흐르고 있다. /엑스(트위터)
8일(현지시각) 홍콩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차이완 지역의 도로가 물에 잠긴 모습. /엑스(트위터)

집중 호우로 도시 곳곳이 침수되면서 많은 차가 길에서 멈춰 섰으며, 오도 가도 못한 행인들에 대한 구조 작업이 펼쳐졌다. 일부 지역 도로에는 허리까지 물이 차오르면서 구조 작업도 쉽지 않았다.

웡타이신 지역의 한 역이 침수되면서 지하철 노선 중 하나가 운행이 중단됐다. 공영방송 RTHK에 따르면 다른 지하철 대부분은 운행됐지만 주요 버스, 트램, 페리 서비스는 중단됐다. 이날 오후 일부 버스 운영이 재개됐지만, 많은 노선은 여전히 폐쇄되거나 우회하고 있다. 홍콩섬에서 6건, 신계지에서 1건을 포함해 7건의 산사태가 보고됐다. 산사태 위험으로 인해 여러 도로도 폐쇄됐다.

홍콩 카오룽반도와 홍콩섬을 잇는 지하 터널 중 하나인 크로스 하버 터널도 침수됐고, 차이완구의 대형 쇼핑센터에도 물이 들어차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도로 한 구간이 무너지면서 자동차 한 대가 폭 1m의 구덩이에 빠졌다.

기록적 폭우가 홍콩을 휩쓴 8일 파손된 도로 아래로 자동차 한 대가 추락한 모습. /AFP 연합뉴스
8일(현지시각) 홍콩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홍수가 발생하면서 웡타이신 지역의 한 역이 침수되고 있다. /엑스(트위터)

홍콩 당국은 이날 학교 등 공공기관을 폐쇄하고 직장인들에게 집에 머물 것을 당부했다. 증권거래소도 폐쇄됐다. 정부 당국은 “시의 교통망이 심각하게 붕괴됐으며 극한 상황이 오는 자정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존 리 행정장관은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에서 “배수 서비스부와 고속도로부를 포함한 정부 인력이 상황에 대응하고 피해 지역에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모든 자원을 동원하고 있다”며 ”시민들은 상황에 따라 안전한 장소에 머물고, 최신 날씨 정보와 정부 발표에 귀 기울이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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