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박또박 280m샷 … 박정훈 우승컵 번쩍

2023. 9. 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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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구배 한국아마추어선수권
최종일 2타 줄여 12언더파
나흘 내내 60대 타수 유일
키 170cm에 왜소한 체구
연초 근육 키워 샷 거리 늘려
하반기 6개 대회 모두 톱10
KGA 포인트 750점 확보해
생애 첫 국가대표 발탁 유력
박정훈이 8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CC에서 열린 허정구배 제69회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고, 한국아마추어선수권 트로피(왼쪽)와 허정구배 트로피를 양손에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삼양인터내셔날

8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 컨트리클럽(파71). 아마추어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허정구배 제69회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국가대표 상비군 박정훈(수성방통고2)이 4번홀(파5·494m) 190m를 남기고 4번 아이언으로 힘차게 두 번째 샷을 시도했다. 투온에 성공해 홀 5m에 붙인 공을 박정훈은 퍼트 한 번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이글이었다. 3라운드 단독 선두로 최종일을 맞았던 박정훈은 이 순간 허정구배 우승을 직감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2타를 줄인 박정훈은 합계 12언더파 272타로 중3 골퍼 임태영(9언더파 275타)을 3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달 제주도지사배 우승에 이어 올해 두 번째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특히 대한골프협회(KGA) 랭킹 포인트 750점을 확보해 생애 첫 국가대표 발탁에 한 걸음 다가섰다.

박정훈은 "지난해 허정구배에서 부진해 국가대표에 들지 못한 아픔을 겪었는데 1년 만에 만회했다. 첫 우승을 한 해에 다승을 해 기쁘다. 우승하고 싶었던 대회 트로피를 안게 돼 무척 보람됐다"며 활짝 웃어 보였다. 박정훈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 중 유일하게 4라운드 내내 60대 타수(69-67-69-69)를 기록했다. 그는 "남서울 골프장이 티샷을 잘해야 하는 코스라 타수를 지키자는 마음으로 플레이했다. 의도한 대로 결과가 잘 나왔다. 특히 퍼트가 잘됐다. 대회 초반에 버디가 많이 나오면서 원하는 방향대로 풀렸다"고 돌아봤다.

수학학원 원장인 아버지와 유치원 원장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고 자란 박정훈은 초등학교 1학년 때 우연히 동네 마트의 장난감 골프채를 접하고 재미를 느껴 골프를 시작했다. 중학교 2학년까지 독학으로 골프를 익혔던 그는 고교생이 되고서 실력이 부쩍 늘었다.

특히 박정훈은 "1년 새 내 플레이가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연초에 하루 30분~1시간30분 달리기를 하고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근육을 키우면서 힘을 길렀다. 다소 작은 체구(키 170㎝, 몸무게 67㎏)에도 드라이버샷 거리 270~280m를 기록하는 동력을 얻었다. 박정훈은 "샷 정타율이 좋은 편이다. 힘을 빼고 헤드 무게를 느끼면서 몸통 스윙을 시도한다. 1년 새 샷 거리가 20m 정도 늘었다. 거리가 늘면서 자신감도 더 커졌다"고 말했다. 그가 동료들에게 듣는 별칭은 '또박이'. 똑바로 멀리 드라이버샷을 한다는 의미다.

박정훈은 올해 하반기 들어 KGA 대회에서 모두 톱10에 들었다. 6개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했고 블루원배 한국주니어골프선수권 3위, 드림파크배와 송암배 7위, 카카오VX 매경 아마추어골프선수권 10위에 올랐다. 특히 이번 우승으로 지난해 허정구배에서 공동 22위를 기록해 국가대표가 되지 못했던 아쉬움을 털었다. 박정훈은 "우승 못지않게 태극마크를 달게 된 것이 내겐 뜻깊은 일"이라고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골프가 재미있어 인생을 걸었다"던 그는 "임성재 형처럼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다. 차근차근 올라가겠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활약하고, 이후에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뛰는 게 꿈"이라고 강조했다.

최종일 2타를 줄인 최준희가 합계 8언더파 276타로 3위에 올랐고,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김현욱은 5언더파 279타로 4위를 차지했다. 국가대표 안성현은 3언더파 281타를 기록하면서 8위로 마쳤다.

[성남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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