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박또박 280m샷 … 박정훈 우승컵 번쩍
최종일 2타 줄여 12언더파
나흘 내내 60대 타수 유일
키 170cm에 왜소한 체구
연초 근육 키워 샷 거리 늘려
하반기 6개 대회 모두 톱10
KGA 포인트 750점 확보해
생애 첫 국가대표 발탁 유력
8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 컨트리클럽(파71). 아마추어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허정구배 제69회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국가대표 상비군 박정훈(수성방통고2)이 4번홀(파5·494m) 190m를 남기고 4번 아이언으로 힘차게 두 번째 샷을 시도했다. 투온에 성공해 홀 5m에 붙인 공을 박정훈은 퍼트 한 번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이글이었다. 3라운드 단독 선두로 최종일을 맞았던 박정훈은 이 순간 허정구배 우승을 직감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2타를 줄인 박정훈은 합계 12언더파 272타로 중3 골퍼 임태영(9언더파 275타)을 3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달 제주도지사배 우승에 이어 올해 두 번째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특히 대한골프협회(KGA) 랭킹 포인트 750점을 확보해 생애 첫 국가대표 발탁에 한 걸음 다가섰다.
박정훈은 "지난해 허정구배에서 부진해 국가대표에 들지 못한 아픔을 겪었는데 1년 만에 만회했다. 첫 우승을 한 해에 다승을 해 기쁘다. 우승하고 싶었던 대회 트로피를 안게 돼 무척 보람됐다"며 활짝 웃어 보였다. 박정훈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 중 유일하게 4라운드 내내 60대 타수(69-67-69-69)를 기록했다. 그는 "남서울 골프장이 티샷을 잘해야 하는 코스라 타수를 지키자는 마음으로 플레이했다. 의도한 대로 결과가 잘 나왔다. 특히 퍼트가 잘됐다. 대회 초반에 버디가 많이 나오면서 원하는 방향대로 풀렸다"고 돌아봤다.
수학학원 원장인 아버지와 유치원 원장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고 자란 박정훈은 초등학교 1학년 때 우연히 동네 마트의 장난감 골프채를 접하고 재미를 느껴 골프를 시작했다. 중학교 2학년까지 독학으로 골프를 익혔던 그는 고교생이 되고서 실력이 부쩍 늘었다.
특히 박정훈은 "1년 새 내 플레이가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연초에 하루 30분~1시간30분 달리기를 하고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근육을 키우면서 힘을 길렀다. 다소 작은 체구(키 170㎝, 몸무게 67㎏)에도 드라이버샷 거리 270~280m를 기록하는 동력을 얻었다. 박정훈은 "샷 정타율이 좋은 편이다. 힘을 빼고 헤드 무게를 느끼면서 몸통 스윙을 시도한다. 1년 새 샷 거리가 20m 정도 늘었다. 거리가 늘면서 자신감도 더 커졌다"고 말했다. 그가 동료들에게 듣는 별칭은 '또박이'. 똑바로 멀리 드라이버샷을 한다는 의미다.
박정훈은 올해 하반기 들어 KGA 대회에서 모두 톱10에 들었다. 6개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했고 블루원배 한국주니어골프선수권 3위, 드림파크배와 송암배 7위, 카카오VX 매경 아마추어골프선수권 10위에 올랐다. 특히 이번 우승으로 지난해 허정구배에서 공동 22위를 기록해 국가대표가 되지 못했던 아쉬움을 털었다. 박정훈은 "우승 못지않게 태극마크를 달게 된 것이 내겐 뜻깊은 일"이라고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골프가 재미있어 인생을 걸었다"던 그는 "임성재 형처럼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다. 차근차근 올라가겠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활약하고, 이후에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뛰는 게 꿈"이라고 강조했다.
최종일 2타를 줄인 최준희가 합계 8언더파 276타로 3위에 올랐고,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김현욱은 5언더파 279타로 4위를 차지했다. 국가대표 안성현은 3언더파 281타를 기록하면서 8위로 마쳤다.
[성남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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