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139년만 최대' 시간당 158㎜ 폭우로 물난리…증시 휴장

홍콩에 139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홍수가 발생, 도시가 멈춰 섰습니다.

홍콩 천문대는 어젯(7일)밤 11시부터 12시까지 1시간 동안 158.1㎜의 폭우가 쏟아졌다며 2021년 10월 이후 2년 만에 흑색 폭풍우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이 같은 시간당 강우량은 기록이 남아 있는 1884년 이후 최대라고 천문대는 밝혔습니다.

천문대에 따르면 어제 저녁 6시쯤부터 밤 12시까지 대부분 지역에서 70mm 이상의 비가 내렸고 일부 지역에서는 200mm 이상의 강우량을 기록했습니다.

단시간에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곳곳에서 홍수가 발생해 도로가 물에 잠기면서 많은 차가 길에서 멈춰 섰고 오도 가도 못한 행인들을 구조하는 작업도 벌어졌습니다.

또 버스 운행이 중단됐고 지하철도 일부 구간이 침수되는 등 운행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도로와 지하철에는 허리까지 물이 차올랐으며 곳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했고 도로가 붕괴돼 차가 산비탈로 추락하기도 했습니다.

흑색 폭풍우 경보가 정오 넘어서도 이어지면서 홍콩 증시는 오전에 이어 오후에도 문을 닫았습니다.

흑색 경보는 홍콩 폭풍우 경보 최고 단계입니다.

흑색 경보는 어제 밤 11시 5분에 발령돼 오늘 정오 넘어서까지 12시간 넘게 유지되며 지난 1999년 5시간 47분이던 기존의 경보 유지 시간 기록을 넘어섰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습니다.

홍콩 정부는 오늘 저녁 6시까지 극심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시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홍콩과 맞닿은 중국 선전시에도 71년 만에 최대 폭우가 쏟아지면서 홍수 피해가 발생해 홍콩과 선전 간 육로 검문소 두 곳도 운영을 중단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선전시에는 어제부터 오늘 오전 6시까지 12시간 동안 465.5㎜의 비가 내려, 기록이 시작된 1952년 이후 최대 폭우를 기록했습니다.

선전시는 온종일 폭우가 예상된다며 휴교령을 내렸고 시민들에게 산과 강, 경사지 등 위험한 지역으로부터 떨어져 있을 것을 당부했습니다.

선전 지하철의 일부 구간 운행이 중단됐으며 철도역 진출입로가 침수된 가운데 선전과 광저우를 오가는 철도 운행도 중단됐습니다.

홍콩은 지난 1일 밤 태풍 사올라의 영향으로 5년 만에 처음으로 최고 등급 태풍 경보인 10호를 발령했습니다.

뒤이은 태풍 하이쿠이는 지난 3일 타이완을 강타한 후 중국 광둥성으로 빠져나갔지만 하이쿠이가 몰고 온 저기압이 홍콩에 폭우를 퍼부으며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번 물폭탄으로 홍콩의 피해 규모가 1억 달러, 약 1천333억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신승이 기자 seungyee@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