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우크라전 개입…확전 막으려 스타링크 껐다"
[앵커]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이용하고 있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잠시 끊어 확전을 막았다는 주장인데요.
사실이라면 억만장자들이 지닌 권력의 크기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만합니다.
김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스티브 잡스'의 전기를 집필한 월터 아이작슨이 곧 발간할 일론 머스크 전기입니다.
미 CNN 방송은 이 책의 일부를 발췌해 머스크가 지난해 엔지니어들에게 크림반도 해안 근처의 스타링크 위성 통신망을 끌 것을 비밀리에 명령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전기에 따르면 폭발물을 장착한 우크라이나 잠수함 드론이 러시아 해군 함대에 접근했을 때 통신이 끊기는 바람에 작전은 무산됐고, 당시 인터넷 연결을 복원해달라는 우크라이나 측 간청을, 머스크는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머스크의 이 같은 지시는 러시아가 핵무기로 대응할 것을 극도로 두려워했기 때문이며, 이는 "억만장자의 딜레마"라고 아이작슨은 적었습니다.
개전 초기 머스크의 스타링크 위성 단말기 지원 덕에 우크라이나는 휴대전화 통신망과 인터넷 네트워크가 파괴된 상황에서도 계속 전투를 치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스타링크를 러시아 공격에 쓰기 시작하자, 머스크는 자신의 결정을 되돌아보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이 책에는 위성 인터넷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를 놓고 벌어졌던 갈등도 언급됐습니다.
당초 머스크는,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 서비스를 무한정 제공할 수 없다며 미정부에 재정지원을 요청했다가 바로 다음 날 계속 무료로 공급하겠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스페이스X 사장인 그윈 쇼트웰은 이에 "머스크의 헛소리 때문에 펜타곤이 지급하기로 한 수표가 날아갔다"며 격분했다는 내용도 고스란히 책에 담겼습니다.
CNN은 "이 같은 에피소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전개되면서 머스크가 처한 독특한 위치를 보여준다"며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미 관리들이 무시할 수 없는 권력 브로커가 됐다"고 짚었습니다.
연합뉴스 김지선입니다. (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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