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하던 공간이었을까?’…서울광장 지하공간 40년 만에 시민 개방[정동길 옆 사진관]
“숨은 공간이라니까 숨은 그림 찾기처럼 재밌을 것 같아요.”
서울광장 13m 아래에 숨겨져 있던 지하공간이 40년 만에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8일 시청역과 을지로입구역 사이의 지하공간을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숨은 공간, 시간 여행. 시청 앞 서울광장 아래 : 지하철역사 시민탐험대’ 프로그램 운영이 시작됐다.
이날 프로그램에 참가한 20명의 시민은 서울시청 지하 복합문화공간인 시민청에서부터 ‘탐험’을 시작했다.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시청역 지하상가를 지나 을지로입구역 지하도로 이동했다. 지하공간에 가까워질수록 시민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안전모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지하에 들어서자 참가자들의 탄성이 어둠 속에 울려 퍼졌다. 폭 9.5m, 높이 4.5m에 총길이 335m의 지하공간을 걷던 참가자들은 중간지점쯤에 자라 있는 석순을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7분간의 ‘시간 여행’을 마치고 시청역 지하상가로 돌아온 한 참가자는 “숨겨졌던 공간을 지나오니 새로운 세계에 온 기분”이라고 말했다.
지하공간은 방공호였거나, 지금 롯데호텔 자리에 있었던 반도호텔에 미군이 주둔하며 사용한 공간이라는 추측도 있지만 시는 높이가 다른 지하철 2호선 시청역과 을지로입구역을 연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으로 추측하고 있다.
서울시는 23일까지 매주 금요일, 토요일에 지하공간을 시민에게 공개하며 이 공간을 ‘지하철 역사 혁신프로젝트’ 시범 사업지에 포함해 도심 속 명소로 재탄생시킬 계획이다. 혁신프로젝트는 역 전체를 러너 스테이션으로 조성하는 여의나루역, MZ세대 거리문화 성지로 변화하는 신당역, 이색 스포츠 체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꾸미는 문정역과 시청역 총 4곳에서 진행된다. 또 시는 다음 달 10일까지 진행하는 ‘숨은 공간, 숨 불어넣기. 시청 앞 서울광장 아래 : 지하철역사 상상공모전’을 통해 향후 공간조성에 반영할 예정이다.
조태형 기자 photot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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