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유럽 챔피언스리그 출전 가능성↑…아시안게임 조기 합류 더 힘들어진다

프랑스 리그1 파리 생제르맹 소속 이강인. 이강인 인스타그램 캡처

프랑스 리그1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뛰는 이강인(22)이 유럽 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할 가능성이 커졌다. 10년 넘게 PSG 중원을 책임졌던 마르코 베라티가 카타르 리그로 이적이 임박했는데, 그 대체자로 이강인이 떠오르고 있다. 이강인이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한다면 아시안게임 조기 합류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 기자 파브리지오 로마노는 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베라티가 카타르 클럽 알아라비로 이적이 임박했다고 전했다. 베라티는 같은 날 PSG가 발표한 챔피언스리그 참가 선수 명단에서도 빠졌다. 그는 뛰어난 탈압박 능력, 창의적인 패스로 PSG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하지만 새로 부임한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재편하길 원하면서 설 자리를 잃었다.

프랑스 현지 매체들은 이 자리에 이강인이 설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온제 몬디알은 “킬리안 음바페와 우스만 뎀벨레가 측면 공격수로 서면 이강인이 뛰지 못할 경우가 생긴다. 이강인은 이미 마요르카(스페인)에서 중원에서 뛴 적이 있다. 창의성이 풍부한 이강인이 베라티의 자리에서 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강인은 리그1 개막전과 2라운드에서 측면 공격수로 출전했는데 포지션 변경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이강인으로서는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해 활약한다면 주전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는 기회다. 문제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황선홍 감독이 아시안게임 대표팀 조기 합류를 원해 일정 조율이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다.

이강인은 지난달 왼쪽 대퇴사두근(허벅지 앞 근육) 부상에서 회복해 경기 복귀 시점을 엿보고 있다. 이강인이 경기 체력까지 회복한다면 오는 16일 니스와의 리그 경기, 20일 파리 홈에서 치르는 도르트문트(독일)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 출전이 가능하다. 두 경기 사이에 19일 쿠웨이트와의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경기가 있고, 이후에는 태국과의 조별리그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황 감독 기대대로라면 챔피언스리그는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강인의 팀 내 확고한 주전 입지만 생각한다면 27일부터 시작되는 토너먼트를 앞두고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PSG가 아예 아시안게임 차출을 거부할 소지도 있다. 아시안게임은 아시아축구연맹(AFC)이나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가 아니어서 차출 의무가 없다. 이강인으로서는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아시안게임 출전을 포기할 수 없는데, 아직 팀 내 입지가 확고하지 않아 자기 목소리를 크게 내기도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황 감독은 앞서 이강인 합류 시점에 관한 질문에 “개인적으로는 빠른 합류를 원한다. 이강인이 풀어야 할 숙제”라며 공을 넘겼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