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1년 만에 3개월 연속 흑자… 수입 급감한 ‘불황형’

강유빈 2023. 9. 8. 1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7월 경상수지가 5, 6월에 이어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국제수지(잠정)' 통계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는 35억8,000만 달러(약 4조7,811억 원) 흑자를 냈다.

경상수지가 석 달 연속 흑자를 기록한 건 지난해 5~7월 이후 1년 만이다.

국내 기업의 해외 자회사 배당 수입이 줄어든 결과,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는 6월 48억5,000만 달러에서 7월 29억2,000만 달러로 큰 폭 축소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출 15% 줄고, 수입 23% 급감
한은 "4분기 수출 증가 전환할 것"
국제유가 오름세가 '상저하고' 변수
8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부산=뉴스1

7월 경상수지가 5, 6월에 이어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가 4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간 덕분인데, 수출 부진 속 수입이 더 크게 줄면서 나타난 ‘불황형 흑자’ 성격이 여전히 짙다는 지적이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국제수지(잠정)’ 통계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는 35억8,000만 달러(약 4조7,811억 원) 흑자를 냈다. 경상수지가 석 달 연속 흑자를 기록한 건 지난해 5~7월 이후 1년 만이다. 다만 흑자 폭은 지난달(58억7,000만 달러)에 비해 줄었고, 1~7월 누적 흑자 규모(60억1,000만 달러)도 작년 같은 기간(265억7,000만 달러)보다 77%가 적다.

상품수지(수출-수입)가 42억8,000만 달러 플러스(+)를 기록하면서 경상수지 흑자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뜯어보면 ‘불황형 흑자’ 양상이 뚜렷하다. 7월 수출(504억3,000만 달러)은 석유제품(-41.8%), 반도체(-33.8%) 등 부진으로 1년 전 대비 14.8%(87억9,000만 달러) 줄어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수입(461억5,000만 달러)은 원자재(-35.7%)·자본재(-12.5%)·소비재(-12.1%)가 모두 줄면서 22.7%(135억9,000만 달러) 급감, 감소액과 감소율 모두 수출을 크게 웃돌았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경기가 둔화하다 회복되는 상황이지 우리 경제가 불황에 빠진 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수출 감소세가 점점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이 부장은 “8, 9월 수출 감소세가 많이 줄어들고, 4분기엔 수출 증가율이 플러스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불황형 흑자라는 이야기는 큰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상수지·상품수지 추이. 그래픽=김대훈 기자

서비스수지는 25억3,000만 달러 적자로 전월(-26억1,000만 달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운송수지가 9,000만 달러 소폭 흑자를 냈지만, 여름 휴가철을 맞아 여행수지 적자(-14억3,000만 달러)가 전월보다 1억5,000만 달러 커졌다. 국내 기업의 해외 자회사 배당 수입이 줄어든 결과,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는 6월 48억5,000만 달러에서 7월 29억2,000만 달러로 큰 폭 축소됐다.

7월을 기점으로 경상수지 흑자 기조는 분명해졌다는 게 한은 평가다. 3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간 데다, 올해 들어 처음 전년 동월(17억 달러 흑자) 흑자 폭을 상회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뒀다. 상반기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작았지만, 하반기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란 ‘상저하고’ 전망도 유지했다.

변수는 ‘유가’다. 국제유가는 최근 주요 산유국의 감산 결정과 함께 급등했는데,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원유 관련 수입액이 증가해 가까스로 흑자 전환한 상품수지가 악화할 수 있다. 이 부장은 “아직까지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9월 중순부터 12월 말까지 가파른 유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분명히 상품수지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