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회의 9일 印개막…우크라전, 개도국 채무, 기후변화 등 복합적 위기

박준호 기자 2023. 9. 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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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시진핑 불참으로 예년보다 중량감은 떨어져
[뉴델리=AP/뉴시스]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이틀 앞둔 7일 한 남성이 인도의 인력거인 사이클 릭샤를 타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등장하는 광고판을 지나고 있다. 2023.09.08.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이 참가하는 20개국·지역 정상회의인 G20 정상회의가 9일부터 이틀 간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열린다.

코로나19 사태에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이 종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기후변화와 식량위기, 에너지 가격 급등, 개도국의 채무부담 악화 등 복합적 위기 앞에서 세계 정상들이 어떻게 대처할지 주목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불참은 예년보다 G20 회의의 중량감을 떨어트린 측면도 없지 않다.

올해 G20 로고는 황색(사프란), 흰색, 녹색, 파란색 등 인도 국기의 색상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인도의 국화인 연꽃과 지구를 나란히 배치했다. 인도 정부에 따르면 지구는 자연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인도의 지구 친화적인 삶의 방식을 반영한다. G20 로고 아래에는 데바나가리 문자로 쓰여진 '바라트(Bharat)'를 뒀다. 바라트는 산스크리트어로 인도(India)의 고유 국가 명칭이다.

이번 G20 정상회의 주제는 '하나의 지구·하나의 가족·하나의 미래'이다. 본질적으로 이 주제는 인간, 동물, 식물 및 미생물과 같은 모든 생명의 가치와 지구와 더 넓은 우주에서의 상호 연관성을 확인한다고 인도 정부는 설명했다.

9일 개막하는 G20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의장국 인도가 제시한 세부 의제에 따라 농업, 개발, 보건, 기후변화, 디지털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식량안보, 가상화폐 규제 정책, 개도국의 채무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 인도-태평양의 긴장, 기후 정책과 같은 주요 이슈들은 글로벌 어젠다 중에서도 최우선순위에 있지만 또한 다루기 매우 어려운 주제들이다.

의장국 인도는 올해 정상회의에서는 신흥·개도국 지원을 담은 정상선언 채택을 통한 G20 단결을 목표로 하지만 녹록지만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AP통신은 "인도는 G20에서 개발도상국을 위한 더 큰 목소리를 추구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회담이 무색해질 수 있다"며 "세계 최대 경제국의 지도자들이 공통점을 찾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은 올해 G20 회의에서 의미 있는 합의를 위한 더 큰 도전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올해 의장국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우크라이나 문제가 소위 '글로벌 사우스'라고 불리는 개발도상국들의 요구를 가리도록 두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많은 문제들이 전쟁에 밀접하게 영향을 받고 있다.

[뉴델리=AP/뉴시스]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7일 차량들이 샹그릴라호텔 앞을 지나가고 있다. 주요 20개국과 개발도상국의 지도자들은 이번 주말 연례 정상회의를 위해 뉴델리에 모일 예정이다. 2023.09.08.

싱가포르 라자랏남 국제학연구소(RSIS)의 나지아 후세인 부연구위원은 AP통신에 "인도는 글로벌 사우스의 우려 사항을 다루는 주요 의제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전쟁의 여파로 떠오르는 이슈들, 즉 공급망 보안과 분리, 에너지 안보, 식량 공급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지만, 전쟁의 지정학적·안보적 측면에 대한 논의보다는 그 여파를 어떻게 완화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G20 정상들이 회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그것은 어려운 과제임이 증명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침략해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를 가장 지지하는 국가인 중국은 1년 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대부분의 회원국들은 전쟁을 강력히 비난한다"고 동의한 공동성명 합의 문구를 반대했던 것처럼 올해도 우크라이나에 관련된 최종 공동성명을 차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인도가 제시한 타협안은 그들이 동의할 만큼 강력한 수준이 아니라고 난색을 보였다. 각국 지도자들이 이런 교착상태를 타개하지 못한다면, G20 회원국의 약속을 반영한 공동성명 없이 정상회담이 끝나는 첫 사례가 될 수도 있다고 AP가 내다봤다.

미국의 금리 상승으로 개도국의 채무 부담은 커지고 있는 점도 G20 정상들이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저소득 국가의 채무를 감면해 줄 것을 호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과 아프리카를 육로와 해로로 연결해 거대 경제권을 만든다는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를 내걸고 아시아·아프리카 투융자를 확대하고 있는 중국에 대항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통화긴축이 계속되면서 세계경제의 불투명감이 커지는 가운데 최근 중국 부동산 위기도 드러났다. G20 정상들이 리스크를 공유하고 협조할 수 있는 분야를 찾을 수 있을지가 초점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짚었다.

한편 서방과 대립하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 양국 지도자가 모두 불참하면서 올해 G20정상회의의 무게감은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G20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대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리창 총리를 보낸다. 러시아와 중국은 자국 지도자들이 참석하지 않는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를 더 중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해 발리 정상회의에서 화상으로 연설했지만 모디 총리는 올해 행사에는 우크라이나를 초청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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