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양종희 KB금융 現부회장
양종희(62) KB금융그룹 부회장이 현 윤종규 회장의 뒤를 이어 KB금융그룹을 이끌어 나갈 차기 수장으로 8일 결정됐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날 회장 후보군 3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고 투표를 거쳐 양 부회장을 최종 후보자로 확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3명의 후보자는 양 부회장 외에 허인 부회장, 김병호 베트남 호찌민시개발은행 회장이었다.
양 부회장은 전북 전주 출생으로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KB국민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종합기획부와 재무기획부, 서초역지점장을 거쳐 KB금융지주로 옮겼다. 지주에선 이사회 사무국장, 경영관리부장 역임 후 2010년 전략기획부장을 맡으며 ‘재무·전략통’으로 인정받았다.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KB손해보험 대표로 회사를 이끌며 핵심 계열사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KB손보는 지난해 비은행 계열사 중 가장 좋은 실적을 냈다. 양 부회장은 KB금융에서 은행장을 거치지 않은 첫 내부 출신 회장이 됐다.
김경호 회추위원장은 “양종희 후보는 지주·은행·계열사의 주요 경영진으로 재직하면서 은행·비은행 전반에 대한 전문성을 갖췄고, 디지털, 글로벌 경영에 대한 높은 식견과 통찰력까지 겸비했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양 후보는) 윤종규 회장의 뒤를 이어 KB금융의 새로운 미래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갈 역량 있는 CEO 후보”라고 했다.
양종희 부회장은 “기회를 주신 회추위에 감사드리고, 아직은 후보자 신분이지만 막중한 사명감을 느낀다”며 “KB금융그룹이 시장과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금융산업의 스탠다드가 될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B금융 회추위는 이날 양 부회장을 최종적으로 낙점하기까지 회장 후보군을 3단계로 추려왔다. 지난 7월부터 비공개 ‘롱 리스트’(Long list·1차 후보군) 명단에 포함된 20명(KB금융 내·외부 인사 각 10명)을 평가했고, 지난달 8일 상위 후보자 6명(2차 후보군)을 발표했다.
이어 인터뷰와 평판 조회 등을 거쳐 지난달 29일 후보자를 3명(3차 후보군)으로 압축했다. 여기에서 이날 최종적으로 양 부회장이 뽑힌 것이다.
KB금융은 지난 2018년부터 ‘최고경영자(CEO) 내부 후보자군 육성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후계자 양성에 공을 들였다. 이 프로그램은 잠재적 회장 후보군인 ‘롱 리스트’(20명) 가운데 내부 후보군인 10명을 대상으로 경영 능력을 배양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경영 현안에 대해 후보군들에게 주제 발표를 시키고, 리더십과 디지털 전환 등을 주제로 별도의 연수과정인 ‘퓨처 그룹 CEO 코스’를 수료하게 했다. 또 정기적으로 그룹 이사진들과의 만남도 주선해 회사의 역점 사업에 대해 숙지하게 했다. 동시에 ‘롱 리스트’를 고정시키지 않고 반 년마다 자체 기준을 적용해 일부 후보군을 물갈이 했다.
또한 윤종규 회장은 지난 2020년 3연임에 성공한 이후, 그룹 부회장직을 신설해 유력한 후보자군의 역량을 실무적으로 미리 검증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했다.
KB금융의 이러한 후계자 승계 준비에 대해선 금융당국도 긍정적인 의견을 내비쳐 왔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공개석상에서 “KB금융이 공표하고 진행 중인 (차기 회장 선임) 프로세스는 과거보다 훨씬 진일보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공정한 경쟁 절차를 거쳐 선택받는 것 자체가 회장으로서 자격을 받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최종 후보로 오른 양 부회장은 오는 12일 회추위와 이사회 추천 절차를 거쳐, 오는 11월 20일 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공식 선임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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